(사진출처=연합뉴스)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 = 사회 전반에 확산하는 마약 문제가 예사롭지 않다. 최근  이선균, 지드래곤 등 배우와 가수, 작곡가까지 마약류 투약 정황이 드러나며 연예계에 파고든 마약 실태가 충격을 안겼다.

이선균은 평소 좋아했던 배우였기에 실망이 더 컸다. 엄밀히 얘기하면 그가 나오는 작품들을 좋아한다. '평소 보여준 가정적이며 예의바른 모습은 다 거짓이었나', '돈과 인기를 얻고도 왜 그랬을까' 배신 당한 기분이었다. 

이선균이 주연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경우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많은 사람들의 '인생 드라마'로 꼽혀왔다. 나 역시 그랬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브라질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 등이 드라마를 극찬하며 K콘텐츠 열풍에 힘을 보탰지만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조롱거리가 됐다.

연예인의 마약 범죄는 단순 일탈이 아니다. 국내에 국한된 이슈도 아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K팝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게 됐다. 주연급 배우들이 마약 스캔들에 휘말려 활동에 차질이 생기면서 콘텐츠 업계는 벌써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번 사태에 경각심을 갖기보다는 마약 게이트 찌라시 등 가십적인 정보들을 쫓으며 가볍게 치부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마약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도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이제 마냥 재미로 보고 지날 칠 수 없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법한 마약범죄가 현실에서 똑같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마약 카르텔 생태계가 우리나라에 이미 뿌리 내린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청소년 마약 근절 및 예방 대책 토론회'에서 "약물의 위험성은 알리지 않으면서 재미로만 접근하는 드라마가 늘고, 연예인의 잦은 마약 논란이 청소년들의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누그러뜨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10~20대 마약 사범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마약 사범 중 20대가 3,731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도 659명으로 작년의 배 이상 증가했다. 

과거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사건도 연이어 터지고 있다. 얼마 전 서울과 경기 일대 대학가에선 액상 대마 광고 수백 장을 살포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명함 크기의 이 광고엔 '영감이 필요한가?' 한 모금만 들이키면 맛 간다' 등의 내용이 영어로 적혀 있었다고 한다. 지난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 필로폰 등이 섞인 '마약 음료'가 배포되더니 대학 캠퍼스에 마약 광고까지 뿌려진 것이다. 마약이 얼마나 공공연하게 일상으로 퍼졌는지 보여준다. 

모든 것이 뒤엉켜 세상이 점차 병들고 있다. 요즘 현장을 다니다 보면 쾌락만을 쫓는 이 세대를 구할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지난 8월 마약중독재활치유센터 경기도 다르크를 방문했을 때 센터장 임상현 소장과 나눈 대화에서 이 말이 인상 깊었다. 

"중독문제 해결은 어떤 프로그램이나 개인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것을 수십 년간 목도했습니다. 결국은 영성으로 해결해야 하는 데, 제일 마지막 부분인 영적인 회복은 교회만이 도울 수 있습니다."   

교회가 관심을 갖고 중독 문제를 함께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 느껴졌다. 

마약 문제는 모두가 함께 풀어야할 과제다. 특히 마음의 절망을 메울 길 없는 젊은이들이 마약에 손을 대고 있다. 주님만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자 우리를 절망 가운데 건져주신다는 사실을 전해야 한다. 마약 문제를 사회·구조적, 나아가 영적 문제로 바라보고 복음 안에서 회복·치유될 수 있도록 교회가 나서야 한다.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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