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나의 해방일지'. JTBC 제공
▲JTBC '나의 해방일지'. JTBC 제공

"추앙은 어떻게 하는 건데?"

"응원하는 거. 넌 뭐든 할 수 있다 뭐든 된다."

살면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었다는 염미정은 구 씨에게 사랑으로는 부족하다며 자신을 추앙하라 하고, 구 씨의 추앙에 인생의 활기를 찾아간다. 구 씨 역시 염미정을 통해 어두운 터널 같았던 삶에서 벗어난다.

'추앙'이라는 낯선 단어로 화두를 던졌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가 마지막 회에서 삶에 대한 성찰적 질문을 던지며 종영했다.

'나의 해방일지'는 '추앙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드라마상에서 결핍을 채워 줄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지지를 뜻하는 '추앙'이 삶에 지친 우리들의 마음에 위로를 준 모양이다. 

'추앙(推仰)'이란 말. 높이 우러러봄. 어쩌다 책에서 봤을 법한 일상에선 거의 쓰지 않는 단어다. 

드라마에 의해 추앙은 더 이상 이전의 추앙이 아니게 됐다. '추앙'이란 단어는 인생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던 염미정과 구 씨에게 삶의 동력이 되어준 것처럼, 해방으로 가는 열쇠로 작용한다.  

드라마는 수도권이지만 서울에서 거리가 꽤 먼 산포마을에 사는 염 씨 삼남매가 공허하게만 느껴지던 인생을 조금씩 채워나가는 과정을 차분히 그려냈다.

극중 인물들이 주저앉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는 모습에 이상하게 공감이 갔다. 우리 역시 고단한 삶으로부터 진정한 해방을 바라면서 살고 있기 때문일테니.  

드라마에서 '해방'은 "간신히 숨만 쉬고 있는"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목표라면, '추앙'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해방, 추앙, 축복, 환대 등 드라마는 기독교적 용어의 핵심을 가져왔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주인공 염미정과 구 씨가 서로를 추앙해 주면서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해간다"면서 "무조건 믿어주고 높이 받들어주며 우러러볼 때 상대방도 상처가 치유되고 자기 자신도 행복해지게 된다. 우리는 서로 추앙하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에게는 크고 작은 결핍이 있다. 그 결핍을 서로가 채워주고 부족함을 조금이라도 품어주는 것, '긍휼히 여기라'는 성경의 가르침과도 맞닿아 있어 이것이 '해방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에 조금은 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드라마를 통해 기독교적인 추앙의 참 뜻을 고민해봤다. 

"오늘은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극중 염미정이 출근길마다 전철 창 밖으로 보는 광고판에 쓰여 있는 문구다. 이 간판은 해방교회가 세웠다. 미정은 이를 통해 뜻밖의 위로를 받곤 한다. 

거리에 세워진 수많은 교회 간판들은 드라마처럼 어둠 속에서 희망을 전하고 있을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삶 가운데서 누군가에게 참 사랑을 건네고 있나. 무엇보다 우리는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잊고 살지는 않는가.

드라마는 끝났지만 계속해서 곱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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