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은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시는'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날이다. 인생에서 훌륭한 스승을 만나는 일 만큼 중요한 일도 없을 것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지금 우리 학교는 어떤 모습인가 생각해봤다. 불현듯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이 떠올랐다. 여기서 비춰지는 학교 모습은 부정적이기 그지없다. 특히 드라마에 등장하는 교사들의 모습은 더욱 그렇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학생들이지만, 보는 내내 학교와 학생들 주변에 있는 '어른들'에 눈길이 갔다.
학교폭력 피해자인 아들을 위해 비뚤어진 부정(父情)으로 바이러스를 만들어낸 과학 교사 아버지, 국가재난의 위기 상황에서도 학교의 안위만 생각하는 교장, 자신이 살아 남기 위해 감염 사실을 숨기는 선생님까지. 스승의 위상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굳이 드라마가 아니어도 '스승의 날'의 의미는 갈수록 퇴색하고 있다. 추락하는 교권으로 인해 교사들의 사기는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대학 교원 7,9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스승의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 결과, '교원의 사기가 떨어졌다'는 응답이 78%에 달했다.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로 인한 문제점으로는 학생 생활지도 기피·관심 저하(34.3%)와 학교 발전 저해·교육 불신 심화(20.8%), 헌신·협력하는 교직문화 약화(19.8%),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력 저하(16.1%) 등이 꼽혔다.
교직원의 사기가 저하되면 교육 의지가 꺾이고 교육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다는 결과다.
교직원과 학생 중 누구라도 행복하지 않다면 모두 행복할 수 없다.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학교'가 다시 행복해지려면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 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교회 학교도 마찬가지일 듯 싶다.
기독교교육학자들은 교회 교육에 있어 성경을 가르치는 것에서 나아가 교사와 학생 사이에 ‘인격적인 사랑의 관계’를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교회가 단지 또 하나의 학교로 여겨지지 않게끔 아이들과 '사랑의 공동체'를 이뤄 어려서부터 하나님을 만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박상진 소장과 나눈 대화에서 이 말이 인상 깊었다.
"교사와 학생 간의 인격적 관계 형성이야말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통로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예수님과 수시로 대화하고 교제하면서 하나님과 만났습니다. 지금도 교육 현장에는 믿음 안에서 소통하며 큰 변화를 일구는 교사와 제자들의 사례가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알려져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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