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선교회 대표 정형신 목사가 '2025 전국 탈북민교회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불씨선교회 대표 정형신 목사가 '2025 전국 탈북민교회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정원욱 기자 = 국내 탈북민교회가 100곳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후반 한국교회가 탈북민을 품기 시작하고 2004년 첫 탈북민 교회 개척을 기점으로 20여 년간 복음의 열매를 맺은 결과다. 

총신대학교 평화통일연구소는 24일 서울 동작구 교내 신관에서 '한반도 통일기대선교포럼'을 열고 탈북민 목회 20여 년의 현황과 과제를 점검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불씨선교회·남북사랑나누기협회가 공동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북한·통일 사역 전문가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전국에 99개의 탈북민교회가 개척됐다. 2000년대 20곳이 생긴 이후, 2010년대 48개, 2020년대에는 31개가 새롭게 들어섰다. 등록되지 않은 교회까지 포함할 경우 100여 곳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초기 탈북민교회는 남한 목회자가 주도했으나 2014년 이후 상황이 역전됐다. 전체 탈북민교회의 66%는 북한 출신 목회자가 개척했으며, 2020년 이후 개척된 교회의 84%는 북한 출신 담임목회자가 사역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총신대에서 열린 '2025한반도통일기대선교포럼' 현장.ⓒ데일리굿뉴스
▲24일 총신대에서 열린 '2025한반도통일기대선교포럼' 현장.ⓒ데일리굿뉴스

보고서를 발표한 불씨선교회 대표 정형신 목사는 "탈북민교회에서 탈북민들이 건강하게 자리 잡으며 남북한 성도들이 교회의 짐을 함께 나눠지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수많은 진통을 겪으며 묵묵히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4곳 중 1곳은 교단 지원이 미비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민교회의 28.7%는 교세가 약한 장로교 군소 교단(19%), 독립교회(7%) 소속으로, 안정적 사역 지원 체계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 목사는 "척박한 목회 환경 가운데 탈북민교회가 꾸준히 개척되는 것은 한국교회 북한선교와 탈북민 사역의 열매"라며 "이제는 탈북민을 구제의 대상이 아니라 '북한과 북한주민들을 만나는 통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북민 부서 사역이 안정된 교회는 탈북민교회 개척을 계획하고, 이 과정에서 탈북민 성도들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감당하도록 격려해야 한다"며 "탈북민 성도들을 동반자로 보고, 교회 밖 탈북민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할지 함께 고민할 때 더 큰 동역을 이뤄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탈북민교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계 중심 목회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하광민 총신대 통일개발대학원 교수는 "탈북민 목회는 탈북민들을 남한 사회에 적응시키기 위한 사회적 기관이자 영적 공동체"라며 "정기 상담·전화·개인 멘토링을 기반으로 한 일대일 목회를 통해 관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북민 성도 가운데 여성이 74%, 50대 이상이 60%에 달하는 만큼, 중년 여성들이 리더십으로 성장하도록 교회 양육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며 "돌봄 목회나 세대 간 신앙 전수, 생애 주기별 프로그램 등을 고려한다면 사역 효과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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