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굿뉴스] 양예은 기자 = 학식 한 끼 6,000원. 고물가 시대에 저렴했던 대학 식당마저 잇달아 가격을 올렸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은 점심 한 끼 해결하는 데도 고민이 많다. 대학생 결식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까지 나선 가운데 학생들이 직접 어려운 학우들을 돌아보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숭실대의선한영향력(이하 숭선영)이 시작한 ‘숭따밥’ 운동이다.
숭따밥은 '숭실대학교의 따뜻한 밥 한 끼'라는 뜻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 식권을 제공한다. 기독 학생자치단체 숭선영이 ‘너는 반드시 네 땅 안에 네 형제 중 곤란한 자와 궁핍한 자에게 네 손을 펼지니라(신15:11)’는 성경 구절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시작된 숭따밥은 코로나19 때 잠깐 멈췄다가 이달 1일부터 재개됐다. 최근 재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돈이 없어 굶고 있는데 기프티콘을 현금으로 바꿔줄 사람이 있냐’며 올라온 글을 보고 기획하게 된 것이다.
숭따밥은 오롯이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교수진과 석박사생 일부가 동참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자발적 기부가 대부분이다.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는 학생이 자신보다 어려운 학생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숭선영은 매주 10장의 식권을 마련하고 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한다. 학생들이 눈치 보지 않고 가져갈 수 있게끔 교내 사물함 한 칸을 빌려 식권을 비치했다. 일부 학생은 간식이나 생필품 등을 가져다 놓기도 한다.
숭따밥의 반응은 뜨거웠다. 식권은 하루도 안 돼 소진됐다. 숭선영의 선행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이게 바로 기독교지”, “왜 이런 선한 행사를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멋지고 신기하다”, “응원한다” 등의 긍정적인 댓글이 쏟아졌다.
익명의 한 이용자는 “시험 기간이라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던 날 저녁 사먹을 돈이 없어 굶어야 하나 했는데 덕분에 정말 잘 먹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진 않았지만 숭선영을 통해 학생들이 기독교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게 됐다는 후문이다.
숭선영 대표 류제민(25) 군은 “기독인과 비기독인이 공존하는 숭실대학교에서 사랑이라는 보편적 가치이자 기독교의 본질을 통해 이웃을 돕고자 시작된 일인데 좋게 봐줘 감사하다”며 “어려움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 덕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숭선영은 지난 2018년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조직한 단체다. 기독교 신앙을 지식으로 배우는 것을 넘어 직접 실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가장 가까운 곳에 선한 영향력을 풍긴다’는 목적으로 학교 안의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왔다. 현재는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비기독교인 학생들도 다수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