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사한 친이란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2인자 하이탐 알리 타바타바이의 장례식이 24일(현지시간) 열렸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치러진 타바타바이와 다른 조직원들의 장례식에는 수백명이 모여 추모했다. 이들의 관은 헤즈볼라의 상징인 노란색 깃발로 덮여 있었다.
장례식 참석자들은 반(反)이스라엘·미국 구호를 외치고 헤즈볼라 지도자들과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를 들고 다니며 저항 의지를 다졌다.
헤즈볼라에서 나임 카셈 사무총장 다음으로 높은 고위 인사로 군사 부문을 담당해왔던 타바타바이는 전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사했다.
타바타바이는 헤즈볼라 내에서 이스라엘 침투를 전문적으로 수행해 왔던 정예 라드완부대를 지휘했던 인물로 미국은 2016년부터 그에게 500만 달러(약 74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번 공습으로 타바타바이 외에 4명의 조직원이 숨지고 최소 주민 24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 고위 관계자 알리 다무쉬는 장례식에서 "타바타바이 살해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항복과 굴복을 강요하려는 시도지만 그들의 목표는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사건을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모든 '저항의 축' 세력이 헤즈볼라와 함께 피의 복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현재 헤즈볼라 내부에서는 대응 수위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AFP에 "복수를 원하는 쪽과 자제하려는 쪽"으로 갈라져 있다며 지도부는 현 단계에서는 "최대한의 외교적 형태를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헤즈볼라의 선택지가 극도로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니콜라스 블랜포드 연구원은 "헤즈볼라가 직접 대응하면 이스라엘이 매우 강력하게 반격할 것이며 레바논의 누구도 이를 고마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바타바이는 지난해 11월 이스라엘과 레바논 휴전 이후 이스라엘에 의해 제거된 헤즈볼라 인사 중 최고위급이라고 AFP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휴전 이후로도 레바논에 산발적 공습을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헤즈볼라가 이 일대에서 철수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무기를 밀수한다며 공격 빈도를 높여왔다.
출처=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