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수동교회 전경. 성도가 늘면서 교회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데일리굿뉴스
▲남양주 수동교회 전경. 성도가 늘면서 교회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정원욱 기자 = 교회 생존 해법을 놓고 고민하던 두 교회가 통합으로 해답을 찾았다. 담임목사 청빙 문제와 교인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수동교회(안은덕 목사)와 예배당 부족으로 이전을 고민하던 사도교회가 손을 잡았다. 위기에서 시작된 결단은 400명이 모이는 전원교회로의 도약으로 이어졌다.

통합의 계기는 뜻밖의 만남에서 비롯됐다. 안은덕 목사가 시무하던 사도교회는 교인이 늘어 주차장과 예배당이 포화 상태였다. 외곽 이전까지 거론되던 때, 수동교회 엄상현 목사가 후임 청빙과 교인 감소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기도하던 안 목사는 "우리가 찾던 교회"라는 확신을 얻고 "제가 가면 안 되겠습니까? 두 교회를 살리고 싶습니다"라고 제안했다. 엄 목사 역시 기도 끝에 이를 받아들이며 통합 논의가 시작됐다.

6개월 논의를 거쳐 지난해 11월 인사구역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안 목사의 청빙이 확정됐다. 사도교회 교인 300여 명 중 95%가 수동교회로 옮기면서 사실상 통합이 마무리됐다.

▲수동교회는 현재 450여 명의 교인이 출석하고 있다.(수동교회 제공)
▲수동교회는 현재 450여 명의 교인이 출석하고 있다.(수동교회 제공)

안 목사는 부임 첫날부터 교회 화합과 변화를 이끌었다. 부임 첫날 장로들을 모아 "이번 주일에 새 가족 300명이 올테니, 예배당 확장을 바로 시작해야 된다"고 선언했다. 예배당 복도까지 교인들이 빼곡히 들어찬 예배는 새 출발의 신호탄이었다. 안 목사는 "그날부터 교회가 본격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교인은 늘었고 교회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한동안 사라졌던 금요기도회가 부활했고, 각 예배마다 성가대와 찬양단이 세워졌다. 통합 9개월 만에 60여 명이 전도돼 그중 50명이 정착했다. 안 목사는 "합병에 반대하던 교인들이 오히려 가장 기뻐하며 지금은 누구보다 열심히 예배드린다"고 웃었다.

교회 시설도 대대적으로 정비됐다. 400여 명의 교인을 수용하기 위해 본당을 양쪽으로 확장하고 식당을 증축했다. 화장실은 전면 리모델링하고 장애인 화장실도 만들었다. 방치됐던 2층과 3층을 사용하기 위해 지붕 단열도 보강했다. 숲과 마당을 정비하고 사계절 나무도 심었다. 비가 오면 진흙탕이던 주차장도 아스팔트를 깔았다. 현재 엘리베이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도교회와의 합병으로 수동교회는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수동교회 제공)
▲사도교회와의 합병으로 수동교회는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수동교회 제공)

안 목사는 통합 성공의 비결로 '포용'을 꼽는다. 그는 "갑작스럽고 낯선 변화를 마주한 기존 교인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첫 목표였다"며 "예배당 앞자리도 기존 교인들이 앉도록 남겨두고, 의사결정 때도 의견을 먼저 물었다. 서로를 받아들이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나니 교회가 점점 안정됐다"고 밝혔다. 

통합 이후 교회의 사역 범위도 넓히고 있다. 그는 미디어 선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매월 GOODTV에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안 목사는 "방송을 통해 복음을 열방에 널리 전하는 데에 동참하고 싶다"며 "지역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를 살리는 일에 계속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설교와 예배의 수준을 높여 은혜받는 교회를 만들겠다는 안은덕 수동교회 목사.ⓒ데일리굿뉴스

안 목사는 앞으로 교회를 '영적 맛집'으로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식당도 음식이 맛있어야 오지 않냐"며 "교회의 중심인 설교와 예배의 수준을 높여 은혜받는 교회를 만들고 싶다. 체계적으로 말씀을 가르치고, 손을 내밀어 새로운 사람들을 데려오며 사람과 사역에 과감히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회가 연합하면 서로 가진 것을 나누고 없는 것을 채워줄 수 있다"며 "우리는 다윗에게 겉옷을 벗어준 요나단처럼 자기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비전을 공유하고 목회자가 예배로 감동을 줘야 연합에 성공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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