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굿뉴스] 정원욱 기자 = "교회에서나 학원에서나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제가 어릴 때 힘들었으니까요."
안양초대교회(김승곤 목사)에서 교육부를 담당하는 박준태 목사는 청소년 사역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룸학원 대표이기도 한 그는 "교회 안팎에서 다음세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하는 학원은 일반 학원과 지향점이 다르다. 교육열이 치열한 학군지가 아니라 배움의 기회가 부족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시작은 집에서 연 작은 공부방이었다. '가난 때문에 공부 못 하는 학생이 없도록'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반값 공부방을 연 것이 지금은 학원 10곳으로 성장했다. 초등부 수업료도 교육청 단가의 70% 이내로 책정해 학원비 부담을 낮췄다.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고난을 뚫고 나갔던 경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경험을 아이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이 같은 운영 철학은 가난했던 성장 과정과 맞닿아 있다. 박 목사는 "학창 시절 푸세식 화장실이 밖에 있는 단칸방 월세에 살았다"며 "누나와 내복을 번갈아 입어야 할 만큼 찢어지게 가난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학원 한 번 다니지 못했지만 '지금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면서 "이 경험이 청소년의 잠재력을 믿게 하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학원 운영만큼이나 교회 청소년 사역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 교육부를 맡으면서 5명이던 학생이 30명으로 늘었다. "매일 학생들을 만나니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자신이 있었다"며 "신앙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큰 보람"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교회를 찾게 만든 점이 주효했다. 수련회 프로그램과 주보, 발표 자료를 학생들이 직접 준비하고, 박 목사는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을 교육하며 학원 수업 뒤 밤 10시에 화상 성경공부도 이어간다. 입소문이 나 학원 학생이 교회에 다니며 세례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는 관양동 지역 중소교회가 연합해 교육부 수련회를 열 계획이다.
학원 현장에서도 학생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겐 수업료를 면제하거나 감면해 공부를 이어가도록 돕는다. 이 가운데 목표 대학에 합격한 사례도 여럿 나왔다. "청소년의 불안과 연약함을 붙들어주는 울타리가 필요하다"며 "어른들이 버팀목이 된다면 아이들이 흔들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비학군지에 학원 200곳을 세워 교육의 기회를 넓히고 싶다는 그는 "청소년기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빛을 보는 날이 올 것이다. 교회와 학원에서 모두 다음세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