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총신대에서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장으로 선출된 김규보 교수를 만났다.ⓒ데일리굿뉴스
▲지난 12일 총신대에서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장으로 선출된 김규보 교수를 만났다.ⓒ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 = 성경적 상담학자인 김규보 총신대 상담대학원 교수가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창립 이래 최연소 회장인 그가 깊이 새긴 것은 이 시대 영혼 돌봄을 위한 '책임감'이었다.

김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서던뱁티스트신학교에서 성경적 상담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교회에 성경적 상담 모델을 소개해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학회장 선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오늘날 세대에 유익이 되는 방향을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고민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는 성경적 복음주의에 입각해 상담 이론과 실제를 정립해온 대표 학술 단체다. 성경에 기초한 상담 원리와 방법을 교육하며 상담사 양성에 앞장서 왔다.

김 교수는 학회를 이끄는 방향으로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복음의 본질을 상담이라는 도구로 잘 담아 세상을 섬기고 상처받은 영혼들을 돌보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최근 확산하는 인공지능(AI) 상담을 언급하며, "AI는 사람이 아니고 하나님의 형상도 아니며, 성령의 조명과 말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인격적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AI 상담 확산이 인간론과 구원론 등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만큼, "성경적 관점에서의 분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가 최근 출간한 '성경적 상담학 개론'은 이러한 시대적 고민에서 출발했다.

그는 "세속주의 철학과 심리학에 치우치며 복음 안에서 회복되는 본질을 잃어버리고 있다"며 한국교회 상담이 통합주의에 치우친 현실을 우려했다. 책을 통해 김 교수는 인간의 전인적 회복은 오직 복음 안에서 가능하다는 점을 신학적으로 논증한다.

상담의 기원 역시 그는 '하나님의 영혼 돌봄'이라고 정의했다. "예수님은 카운셀러이며, 하나님은 여호와 라파, 곧 치유자"라고 말한 김 교수는 초대교회부터 이어져온 영혼 돌봄 전통이 근대 이후 과학과 심리학 발달로 본질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가 강조하는 '성경적 상담'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됐지만 죄로 인해 타락한 존재로 본다. 또 인간을 창조, 타락, 구속, 완성이라는 구속사적 흐름 안에서 이해하며, 이 관점이 상담 방법론에도 근본적 차이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성경적 상담은 인간을 창조·타락·구속·완성이라는 구속사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기반을 둔다"며 "'기독교 병리학'을 통해 죄성과 사회 구조 속 죄까지 진단하며, 문제의 뿌리를 찾아 복음으로 치유하는 게 핵심"이라고 전했다.

점점 심각해지는 청년 우울, 자살, 중독 문제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성경적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삶의 고통은 단지 제거할 증상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고 회복되는 여정이어야 한다"며 "특히 중독은 마음의 우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회복은 마음의 방향을 그리스도로 돌리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최근 젊은 세대의 상황에 관해서도 깊이 있는 진단을 내놨다. "초개인화된 시대, 요즘 젊은 세대는 자기가 주인이 돼 삶을 열심히 살아간다"며 "자기 삶의 의미를 찾으려 다양한 영적 요소를 혼합해 나름의 길을 찾고 있다. 교회가 본질을 놓치면, 그 공백을 다른 것들이 메우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교회는 상담을 새로운 사역이라 여기기보다,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통로로 삼아야 한다"며 "오늘날 시대의 영혼 돌봄은 단순한 치유가 아니라, 삶의 주인을 다시 그리스도께 돌려드리는 실천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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