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맞은 기독 청년들이 스펙쌓기보다 먼저 각자의 사명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겨울방학을 맞은 기독 청년들이 스펙쌓기보다 먼저 각자의 사명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양예은 기자 = 겨울방학을 맞은 청년들은 학기중보다 더 바쁜 나날들을 보낸다. 토익, 인턴, 자격증 취득 등 학업과 병행하기 어려웠던 '스펙 쌓기'에 열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르바이트나 해외여행 등 개인의 로망까지 실현하려면 두달 남짓의 시간을 부지런히 살아내도 모자르다. 

하지만 기독 청년들에게는 예외인 듯하다.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발견하기에 힘쓰고, 스스로의 신앙을 점검하며 '영적 재무장'의 시기로 방학을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로스쿨기독학생연합회 겨울캠프…"법조인 사명 회복"

로스쿨기독학생연합회(로기연·원하은 대표)는 지난 23일 경기도 남양주시 천보산민족기도원에서 2박3일 간의 겨울캠프를 개최했다. '거룩과 사명'이란 주제로 진행된 캠프에는 전국 법학전문대학원생 및 입학 예정자, 로스쿨 준비생 등 크리스천으로서 법조 영역에 뜻이 있는 청년들이 모였다. 

캠프는 Q.T(Quiet Time·묵상), 오전·오후·저녁 예배, 기도회 등의 시간으로 오로지 말씀과 기도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유재명 안산빛나교회 목사와 고성준 수원하나교회 목사, 박동찬 일산광림교회 목사,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 윤성철 목사, 브라이언박 목사, 탈북사역자 슈퍼맨 목사가 강사로 나섰다. 

원하은 로기연 대표는 "방학마다 열리는 캠프를 통해 학업으로 지친 영혼들이 말씀과 기도, 예배를 통해 쉼을 얻고 있다"면서 "매번 각 개인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법조 영역에 두신 비전이 회복되는 놀라운 은혜를 경험한다"고 전했다. 

▲로기연 겨울캠프 현장. ⓒ데일리굿뉴스
▲로기연 겨울캠프 현장. ⓒ데일리굿뉴스

보통 로스쿨 학생들은 방학이 시작되면 다음 학기 내용을 선행해야 하고, 이외에도 실무 수습이나 인턴 및 대외 활동을 하기 급급한 현실이다. 실제로 캠프 중 쉬는 시간마다 틈틈이 학습 자료를 꺼내 공부하거나, 인턴십 퇴근 후 양복차림으로 저녁 집회에 참석한 뒤 다시 출근하는 이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현장에 참석한 로스쿨 1학년 재학생 김모 군(26)은 "솔직히 지난 학기 성적을 생각하면 지금 공부 외에 다른 것을 할 때가 아니고, 주변 친구들은 다 인턴하러 가는데 이게 맞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며 "하지만 영적으로 충전되는 것이 제일 먼저라고 생각했고 기독 로스쿨 학생으로서의 방향성을 잃고 싶지 않아서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로스쿨 준비생인 홍은샘 양(26)도 "복음 통일을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법조 영역에 뛰어들었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아 막막한 마음이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캠프를 통해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기억하며 믿음으로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곳에서 만난 많은 선배들의 조언 덕분에 다시 갈피를 잡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연세대학교 새내기 신앙OT. 
▲연세대학교 새내기 신앙OT. 

서울대·연세대·이화여대 등 '새내기 신앙OT'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일부 대학들은 매해 겨울방학에 입학을 앞둔 신입생들이 거룩한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시간을 갖고 있다. 입학 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오리엔테이션, 새내기 배움터를 기독 학생 버전으로 구상한 것이다. 

연세대학교 기독학생연합회(연기연)는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20일부터 22일까지 '2025 연세대학교 새내기 신앙OT'를 개최했다. 

주집회를 비롯한 선교단체 박람회, 토크 콘서트, 단과대 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신입생들이 믿음 안에서 동기·선배들과 교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재학생 120여 명은 신앙OT 기획단을 꾸려 약 두 달 전부터 밤샘 준비를 해왔다. 

당일 현장에는 입학을 앞둔 신입생 100여 명을 포함한 약 250명이 참석해 영적 재무장의 시간을 가졌다. 새내기 신앙OT 이후에는 자발적인 '학번 기도모임'이 형성된다. 올해는 참석자 중 31명의 신입생이 25학번 기도모임의 '섬김이'로 자원했다. 

김예승 연기연 대표는 "새내기 신앙OT는 학생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기획하고 준비하는 연세대학교의 전통"이라며 "섬김을 받은 신입생들이 이듬해 선배가 돼 후배를 섬기며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회적인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참석한 모든 기독 학생들이 계속해서 대학생활 가운데 하나님과 동행하기를 바란다"며 "이번 새내기 신앙OT가 하나의 시작점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2025 아이자야씩스티원 콘퍼런스 저녁집회의 모습. ⓒ데일리굿뉴스
▲2025 아이자야씩스티원 콘퍼런스 저녁집회의 모습. ⓒ데일리굿뉴스

아이자야씩스티원 콘퍼런스, 3,500여 명 청년 한 자리

겨울방학을 맞아 전국 교회와 선교단체들은 다음세대를 위한 집회나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 아이자야씩스티원 콘퍼런스'에는 3,500여 명의 기독 청년들이 참석해 믿음으로 삶을 살기로 결단했다. 현장에는 대학생부터 휴가를 내고 온 직장인, 외국인 유학생까지 다양한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뜨겁게 예배했다. 

대회 후 SNS에는 '나의 비전의 아주 큰 터닝포인트가 된 콘퍼런스였다', '3일 간의 여정이 아름다웠다', '공부도 좋고 찬양 듣는 것도 좋지만 성경 말씀을 읽지 않는다면 결국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적인 세계를 알고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어야겠다' 등의 간증이 쏟아졌다. 

서울기독청년연합회(서기청)는 지난 20일부터 그리스도의 계절 40일 국가 기도 예배를 시작했다. 2019년부터 국가 위기 상황마다 청년들의 자발적인 금식 기도로 일어난 이 운동은 이번이 8회째를 맞았다. 또 서기청은 내달 13일부터 2박 3일간 열혈청년제자캠프를 개최한다.

서울기독청년연합회 대표 최상일 목사는 "국가적 위기가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도 많은 청년들이 영적으로 둔감한 상태에 있는 것을 보면서 큰 위기감을 느꼈다"며 "한국교회 기도의 심장을 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연세대학교 새내기 신앙OT에서 한 학생이 예배하고 있는 모습.
▲연세대학교 새내기 신앙OT에서 한 학생이 예배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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