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굿뉴스] 전화평 기자 = 영국에서 시작된 원숭이두창이 국내까지 확산됐지만 정작 주 감염원으로 지목받고 있는 남성 동성애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세계로 세를 넓히고 있는 원숭이두창 감염 확진자가 지난 22일 국내 첫 발생했다. 영국에서 최초 감염 사례가 발견된 이후 48일만이다. 원숭이두창은 주로 피부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감염 시 울퉁불퉁한 발진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첫 확진자 발생 다음날인 23일에도 국내 최대 게이 커뮤니티 이반시티에는 '원나잇' 상대를 구한다는 글이 게시판을 가득 채웠다. 원나잇은 성관계를 위한 즉석만남을 뜻하는 은어다. 남성 동성애자들은 이곳에서 약속을 정하고 ‘게이사우나’라고 불리는 일종의 휴게텔에서 성관계를 가진다.
게시판에는 “코로나19 유행 때도 사우나는 핫했다”며 성관계를 계속할 것이라는 글이 대부분이다.
동성애자의 경우 특정 장소에서 돌아가며 성관계를 갖는 만큼 원숭이두창의 전염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전 비상위원장 데이비드 헤이만 박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원숭이두창 확산 원인으로 유럽에서 두 차례 열린 대규모 동성애 파티를 지목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도 남성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휴게텔 등이 집단감염지로 지목받기도 했다.
영국 보건안정청(UKHSA)은 현지시간 지난 21일 원숭이두창 감염 위험이 높은 일부 동성애·양성애 남성들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영국은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다.
일부 동성애자들은 원숭이두창 사태를 이용해 억압한다고 주장한다.
이반시티 게시판에는 “원숭이두창이랑 게이랑 그만 좀 엮어라”, “바로 알고 무식한 소리들은 그만 좀 했으면 한다” 등의 글이 게재돼있다.
반면, 내부에서도 자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원숭이두창 확산을 막기 위해 내달 16일로 예정된 서울광장 퀴어축제 참여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동성애자는 “클럽을 가고 싶지만 원숭이두창 때문에 참는다”며 “손가락질 받기 싫으면 가만히 있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