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동교회와 함께 하는 '퇴근길 청년 한 끼' 현장. ⓒ데일리굿뉴스
▲양평동교회와 함께 하는 '퇴근길 청년 한 끼' 현장. ⓒ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양예은 기자 = 18일 오후 6시경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교회 주방. 서툰 칼솜씨로 토마토와 야채를 다듬는 청년들의 손끝에 긴장과 설렘이 묻어났다. 이날 메뉴는 토마토 제육볶음과 나초 샐러드. 레시피를 따라 조리하는 모습에서 진지함이 느껴졌다. '퇴근길 청년 한 끼' 프로그램 진행 현장에서 마주한 모습이다. 

'퇴근길 청년 한 끼'는 지난 8월 영등포구와 협약을 맺은 5개 교회가 함께 하는 민관협력형 청년지원 사업이다. 1인가구 비율이 높은 영등포구 청년들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영등포에는 부모 곁을 떠나 독립해 살아가는 청년들이 많은데, 식비라도 아낄 수 있도록 돕고자 2년 전부터 기획했다"며 "주방을 빌려줄 곳을 찾던 중 양평동교회가 흔쾌히 문을 열어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퇴근 후 반찬을 수령해가는 영등포구 청년들. ⓒ데일리굿뉴스
▲퇴근 후 반찬을 수령해가는 영등포구 청년들. ⓒ데일리굿뉴스

프로그램은 '요리 배움'과 '반찬 나눔' 두 축으로 운영된다. 요리 배움에 참여한 안휘현(32)씨는 "요리를 못해서 배우고 싶어 찾아왔다"며 "평소 간 맞추기가 가장 어려웠는데, 계량 방법도 배우고 맛있는 음식까지 얻을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퇴근 시간이 되자 일을 마친 청년들이 하나둘 교회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2종류의 반찬을 받아 양손 가득 든 채 집으로 향했다. 

직장인 김진태(32)씨는 "하루 일과를 마치면 너무 지쳐서 저녁을 차려먹기 힘들고, 밖에서 사먹기엔 물가가 부담스러운데 이렇게 한 끼가 해결되니 편하고 감사하다"며 "지역사회와 교회로부터 돌봄을 받는 느낌이다. 젊은 세대에 꼭 필요한 도움"이라고 말했다.

▲양평동교회 성도들이 도시락 포장을 돕고있다. ⓒ데일리굿뉴스
▲양평동교회 성도들이 도시락 포장을 돕고있다. ⓒ데일리굿뉴스

이날 양평동교회는 반찬과 함께 생필품 꾸러미도 준비해 나눠줬다. 교회 성도들은 재료 손질부터 50인분 도시락 준비까지 자원봉사로 참여했다. 교회 청년들도 나눔 활동을 도왔다.

김경우 양평동교회 목사는 "교회가 지역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돼 감사하다"며 "섬김과 나눔은 교회 사명과 맞닿아 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청년들이 교회와 친밀감을 가질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퇴근길 청년 한 끼' 사업은 11월 중순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대광교회 ▲대길교회 ▲대림평화교회 ▲양평동교회 ▲영등포교회에서 진행된다. 교회 일정에 따라 일부 변동될 수 있다. 신청 대상은 영등포구 거주 19∼39세 청년으로, 요리 배움은 회당 10명, 반찬 나눔은 회당 50명을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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