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굿뉴스] 양예은 수습기자 =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하는 노랫말도 옛말이 됐다. 안방이나 거실에서 정해진 시간에 TV를 시청하던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다. 스마트폰이나 패드 등 휴대용 IT기기로 틈날 때마다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됐다. 동영상 소비 패턴이 변화한 것이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해온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은 콘텐츠마저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짧고 간단한 것을 선호한다. '숏폼(short-form)'이 대세다.

숏폼이란 문자 그대로 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를 말한다. 분량은 평균적으로 15초에서 60초로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주로 빠르고 효율적이게 정보의 핵심만을 전달하거나 인상적인 내용으로 시선을 잡는다. 

최근 들어 숏폼은 급속도로 성장하며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최근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동영상 1회 시청 평균 시간은 17.7분이다. 10분 미만 영상을 선호하는 비율은 절반을 넘는다. 숏폼 콘텐츠를 시청해본 경험이 있는 비율도 56.5%로 절반이 넘는다. 

▲숏폼에 관한 통계자료.(출처=메조미디어)
▲숏폼에 관한 통계자료.(출처=메조미디어)

기독 콘텐츠도 숏폼으로 재탄생

시대 흐름에 발 맞춰 기독 콘텐츠들도 숏폼을 이용하는 추세다. 특히 목회자의 설교영상을 간결하게 편집한 숏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3분 메시지’, ‘짧은 말씀’ 등의 설교 클립영상이다. 2019년 3월부터 게시한 한 방송사의 ‘3분 메시지’ 누적 조회수는 3,100만 회에 육박한다.

유튜브 쇼츠(shorts), 인스타그램 릴스(reels), 숏드라마 등도 등장하며 이색적인 기독 콘텐츠들이 제작되고 있다.

▲김선교 선교사의 초간다.(사진출처=유튜브 캡쳐)
▲김선교 선교사의 초간다.(사진출처=유튜브 캡쳐)

다윗의열쇠 대표 김선교 선교사는 개인 유튜브 채널 ‘Kim선교선교사’를 통해 ‘초간다’ 시리즈를 제작했다. 크리스천 청년들의 신앙 고민과 질문에 대해 60초 안에 명쾌하게 답 해준다. 1분 미만의 영상만 게시할 수 있는 ‘유튜브 쇼츠’ 플랫폼을 활용했다.

해당 영상의 댓글에는 '짧게 핵심만 뽑아 이해하기 쉽다', '직관적이고 단번에 수긍되는 조언은 처음이다', '간단명료한 답변에 감사하다' 등 짧고 굵은 숏폼 형식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특히 댓글 중 다수는 2030 청년들로 다음세대로부터 인기가 상당하다.

▲이종찬 전도사의 숏드라마.(사진출처=종리스찬TV)
▲이종찬 전도사의 숏드라마.(사진출처=종리스찬TV)

유튜브 ‘종리스찬TV’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찬 전도사(벧엘선교교회)는 교회 안에서의 에피소드를 담은 ‘숏드라마’를 연재 중이다. 최근 유튜브에서 각광받는 숏드라마 형식을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택했다. 3분 내외 분량의 영상에는 ‘교회 생활’, ‘교회 내 연애’, ‘교회오빠’ 등의 내용을 담았다. 비신자라도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로 골랐다.

유튜브 영상을 1분 내외로 더 짧게 압축해 게시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평균 조회수 60만회 이상을 기록 중이다. 기존 조회수의 15배가 넘는다. 흥미로운 주제가 호기심을 유발하고 결정적으로 짧은 길이가 클릭을 유도했다는 평가다. 

또 해당 게시물에는 비기독교인들의 댓글이 많이 달리기도 했다. 기독교인 지인을 태그해 실제로 있는 일인지 묻는 등 교회 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종찬 전도사는 “세상이 좋아하는 포장지에 복음을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단순 숏폼의 형식만 갖추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좋아할 주제를 통해 그 안에 간접적으로 복음을 표현해야 한다”고 했다.

전도를 할 때 먼저 관계를 쌓고 순차적으로 복음을 전해야 하는 것처럼 미디어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문화 콘텐츠를 이용한 미디어 선교가 가능해지도록 환경이 먼저 마련됐으면 좋겠다”면서 “기독 콘텐츠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설교 기피나 메시지 왜곡 주의

물론 숏폼 인기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 원장은 “다음세대가 소비하는 콘텐츠의 시간과 방식이 단축되다보니 길이가 긴 콘텐츠들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숏폼만 찾게 된다면 긴 호흡을 하지 못하게 돼 설교와 같은 기존 양식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짧은 맥락 때문에 메시지가 왜곡될 우려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맥락이 짧다는 점을 활용해 숏폼으로 ‘터칭 포인트’ 즉 문고리의 역할을 하게 할 수 있다. 이용자로 하여금 신앙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해 교회 공동체를 찾는 계기를 갖게 하는 것이다.

백 원장은 “교회가 이를 바람직하게 활용한다면 현시대의 미디어 문법 속에서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도구와 통로로 쓸 수 있다는 점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