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편집자 주)

 ▲소아암 난치병 투병어린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있는 유튜브 채널 '도위시' 운영자 이도열 전도사와 환아의 모습.ⓒ데일리굿뉴스
 ▲소아암 난치병 투병어린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있는 유튜브 채널 '도위시' 운영자 이도열 전도사와 환아의 모습.ⓒ데일리굿뉴스

아홉 살 소아암 환아였던 소년이 이제는 난치병 아이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전도사로 서 있다. ‘도위시(Do wish, 소원을 빌다)’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도열 전도사(27)가 그 주인공이다.

 ▲‘횡문근육종’이라는 희귀 소아암으로 치료를 받아오던 이도열 전도사의 투병 당시 어린 시절.ⓒ데일리굿뉴스
 ▲‘횡문근육종’이라는 희귀 소아암으로 치료를 받아오던 이도열 전도사의 투병 당시 어린 시절.ⓒ데일리굿뉴스

이 전도사는 초등학교 2학년이던 9살 때 ‘횡문근육종’이라는 희귀 소아암을 진단받았다. 수년간 49차 항암과 25차 방사선 치료를 견뎌야 했다. 수많은 합병증과 안면 마비의 고통 속에서 그를 붙든 건 교회와 낯선 이들의 기도와 후원이었다. 

이름조차 모르는 한 장로는 “앞으로 치료비 전액을 감당하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교회는 수천 통의 중보기도 편지를 보내며 그를 살려냈다. 이 전도사는 그 당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나를 죽이지 않으시겠구나”라는 확신을 처음 품었다고 회고했다.

 ▲소아암으로 투병하던 당시의 어린 이 전도사를 위해 고척교회에서 보내준 수많은 기도편지들.ⓒ데일리굿뉴스
 ▲소아암으로 투병하던 당시의 어린 이 전도사를 위해 고척교회에서 보내준 수많은 기도편지들.ⓒ데일리굿뉴스

그는 치료 후에도 병원을 오가며 어린 환아들에게 가래떡을 나누고 “나도 나았으니 너도 나을 수 있다”는 말을 전했다. 어느 날, 자신이 건넨 떡을 받았던 아이가 세월이 흘러 다시 그 경험을 떠올리며 용기를 얻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하나님이 살려주셨는데 감사와 은혜를 잊고 살았다”는 죄책감과 함께 다시금 사역을 다짐했다.

2022년 11월, 장신대 신학대학원 재학 중 그는 유튜브 채널 ‘도위시’를 시작했다. 이름은 자신의 성(도열)의 ‘도’와 희망을 뜻하는 ‘위시(wish)’를 합친 말. 동시에 “I do wish(나는 간절히 바란다)”라는 고백도 담겨 있다. “먼저 받은 희망을 선물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그는 환아들의 크고 작은 소원을 들어주며 유튜브를 통해 기록을 남긴다.

자신의 투병 시절 메이크어위시 재단을 통해 소원을 이뤘던 기억이, 그에게 도위시 사역을 시작할 용기를 준 셈이다.

소아암 및 난치병 환아들의 소원은 다양하다. 어떤 아이는 닌텐도를, 또 어떤 아이는 번개맨을, 또래 청소년은 태블릿 PC를 원한다.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긴 투병 생활을 버틸 힘, 혹은 미래를 준비할 도구다. 지금까지 이 전도사는 130여 명의 환아를 만나 그들의 웃음을 기록했고,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13만 명을 넘어섰고 실버버튼을 받았다.

사실 환아들과의 만남은 이 전도사에게도 치열한 영적 싸움이다. 사역 초반, 그는 차마 “하나님이 너를 사랑하신다”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비기독교인 가정 환아들의 삶 속에 하나님 이야기가 상처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소아암 및 난치병 환아들을 찾아 위로하던 하루의 사역을 마치며 환아들 위해 기도하는 이도열 전도사.ⓒ데일리굿뉴스
 ▲소아암 및 난치병 환아들을 찾아 위로하던 하루의 사역을 마치며 환아들 위해 기도하는 이도열 전도사.ⓒ데일리굿뉴스

그러나 목회자로 사역하는 어머니의 조언에 따라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어릴 적 교회를 다닌 추억을 떠올리며 교회로 다시 발걸음을 옮긴 부모들도 생겼다. 

이 전도사는 “소원을 이루는 하루가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이 전도사에게 있어 사역의 동력은 헌신이다. 대학 시절부터 모아온 1,000여 만 원 전 재산을 ‘마중물’로 내어놓으며 시작했다. 어찌보면 그리 큰 금액이 아닐 수도 있지만 오랜 기간 각종 아르바이트 등으로 한두 푼 모아 만든 금액은 그 자신에게 큰 금액이어서 그렇게 결정하기 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지금은 개인 후원과 유튜브 수익으로 이어가지만 늘 부족하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얻는 희망이 돈의 가치보다 크다”며 아낌없이 쏟는다.

 ▲소아암 난치병 투병어린이와 다정하게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소아암 난치병 투병어린이와 다정하게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이 전도사는 앞으로 단체 설립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소원뿐 아니라 치료비와 정서적 돌봄까지 확장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이를 위해 기도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도열 전도사는 환아와 가족, 독자들에게 “힘든 시기는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다. 반드시 끝이 있다. 끝까지 견디면 반드시 빛을 보게 된다”면서 “우리 모두의 삶 속에는 누군가의 도움과 사랑이 있었듯, 이제는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야 할 때다. 우리 모두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희망을 건네는 통로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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