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몽골선교를 떠나기 전 현지인들에게 전할 안경 등 물품과 함께 한 최병갑 장로.ⓒ데일리굿뉴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 10:8)는 성경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며 지난 30여 년간 6만8,000여 개의 안경을 나눔으로써 국내외 소외이웃의 ‘눈’을 밝혀온 이가 있다. 

수원시 구운동 삼환아파트 상가 내 샤론안경원 원장이자 수원중앙침례교회 장로인 최병갑 장로(64). 그의 삶은 안경을 넘어 ‘영적인 눈’을 열어주는 사역으로 이어졌다

현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  인근 연동면 내판리 출신으로 7남매 막내였던 최 장로는 18세에 상경해 구로공단에서 한 달 30만 원의 급여로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모태신앙으로 자란 그는 출석하던 교회의 청년회장의 추천으로 안경 도매업에 뛰어들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수년간 남대문 일대를 오토바이로 누비며 도매 영업을 이어가다, 1990년대 초 수원에 정착해 자신의 안경원을 개업하게 됐다.

그런 최 장로의 봉사인생 전환점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적인 고통에 허더이던 1998년 IMF 시기로 거술러 올라간다. 

당시 수원역에서 경제적 어려움 속에 늘어나던 노숙자와 실직자에게 무료 급식을 하던 봉사자를 알게 됐고, 어려운 이웃들의 안경 필요성을 알게 된 그는 “내가 이제 어려운 사람들 환경 속에서 힘든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3만 개의 안경을 나누겠다”는 서원기도를 하게 된다. 

 ▲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에게 맞춤안경을 제공하는 최병갑 장로.ⓒ데일리굿뉴스

그러한 최 장로의 서원은 지금까지의 봉사활동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 약속은 결국 그렇게 6만8,000여 개의 안경 기증으로 이어졌다.

이후 최 장로의 나눔은 점점 규모가 커져갔고 전국 농촌과 산골마을, 독거노인과 장애인에게 시력검사와 안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산됐다.

 ▲지난 2019년 수원 팔달구보건소에서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안경을 제공하기 위해 시력검사를 하고 있는 최병갑 장로.ⓒ데일리굿뉴스

또한 출석하는 수원중앙침례교회의 의료선교사역과 연계해 몽골·필리핀·캄보디아·베트남 등 12개국에서 안경 봉사를 펼쳤다. 최근까지도 개인 비용을 들여 라오스에 1,200여 개 안경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안경을 맞춘 이들은 단순히 시야가 밝아지는 것을 넘어 복음을 접하며 영적인 눈까지 뜨게 되는 경험을 했다. 한 시골마을 이장은 “평생 교회란 곳을 가본 적이 없지만, 안경 때문에 처음 교회를 찾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최 장로는 술·담배를 멀리하며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철저한 신앙 양심을 지켜왔고, 거래처와의 신용을 생명처럼 여겼다. 그가 걸어온 길은 단순한 생업이 아닌 ‘하나님이 주신 재능으로 섬기는 사명’이었다.

 ▲지난 2023년 라오스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안경 제공 봉사를 하던 최병갑 장로의 모습.ⓒ데일리굿뉴스
 ▲지난 2023년 라오스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안경 제공 봉사를 하던 최병갑 장로의 모습.ⓒ데일리굿뉴스

또한 최 장로는 안경을 시중가보다 30~50% 저렴하게 판매해 고객의 신뢰를 얻었고, 나눔 활동에도 단 한 번도 자신의 상호를 내세우지 않았다. 자신을 내세우는 대신 철저하게 “교회 이름만 알리고, 영혼 구원만 전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와 더불어 최 장로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안경원을 찾는 목회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안경을 제공하며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최병갑 장로가 지난 30여 년 간의 봉사활동을 통해 받은 각종 표창과 상패들.ⓒ데일리굿뉴스
 ▲최병갑 장로가 지난 30여 년 간의 봉사활동을 통해 받은 각종 표창과 상패들.ⓒ데일리굿뉴스

그의 나눔은 사회적으로도 주목받았다. 그 결과 2019년 국민추천포상에서 국민포장을 수상하며 그의 봉사인생이 국가적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최 장로는 “가장 큰 상은 하나님이 주신 복과 은혜”라며 겸손을 잃지 않았다. 그동안의 기부액만 40억 원에 달하지만, 최 장로는 “작은 것부터 나눌 때 교회와 성도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바뀐다”며 나눔의 본질을 강조했다

경기도안경사회 회장도 역임했으며, 5년째 수원생명의전화 이사장으로도 봉사하는 최병갑 장로는 “원래 인생은 허망하다. 따라서 한국교회 성도들 특히  다음세대를 책임질 기독 젊은이들은 ‘청년이 무엇으로 그의 행실을 깨끗하게 하리이까 주의 말씀만 지킬 따름이니이다’(시 119:9)라는 말씀을 기억하고 유혹의 때를 잘 견디며 작은 것부터 나누는 마음을 품었으면 한다”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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