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피해를 증언하고 있는 최민경 북한감금피해자가족회 대표.ⓒ데일리굿뉴스
▲북한 인권 피해를 증언하고 있는 최민경 북한감금피해자가족회 대표.ⓒ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정원욱 기자 = 잊혀가는 북한 인권 참상을 기록하고 보존할 북한인권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송한나 센터장)와 북한인권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인권을 위한 '공간의 부재, 기억의 부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한나 센터장을 비롯해 이재춘 NKDB 이사장, 태영호 전 국회의원, 손광주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인권 현실이 점차 잊혀지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이를 교육·연대·국제 협력으로 확장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시와 체험을 통해 자유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송한나 NKDB 센터장은 "북한 인권 범죄 피해자 목소리를 담은 공간이 한국에 없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한다"며 "기록을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북한 주민의 존엄을 시민·국제사회와 함께 지켜내는 북한인권박물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센터장에 따르면, 해외의 경우 피해자 증언을 보존한 기념관과 박물관이 사회적 기억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디스트릭트6 박물관은 인종차별정책의 역사를 기록해 진실과 화해 과정이 끝난 뒤에도 공동체 치유의 공간으로 유지되고 있다. 베를린 유대인박물관 역시 도심 한가운데 자리해 희생자의 목소리를 사회 전반에 각인시키고 있다. 

그는 "북한 인권 피해자들의 증언과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소실될 위험이 크다"며 "이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일은 단순한 전시 차원을 넘어, 향후 전환기 정의와 국제적 책임 규명에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인권을 위한 ‘공간의 부재, 기억의 부재’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북한 인권을 위한 ‘공간의 부재, 기억의 부재’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네 번의 강제북송과 다섯 번의 탈북을 겪은 최민경 북한감금피해자가족회 대표의 북한 인권 유린 증언도 이어졌다.

최 대표는 "북한 인권 실상은 세계 최악 수준"이라며 "정치범수용소와 고문 현장 기록을 역사에 남기고, 국민이 전시와 체험을 통해 북한 인권의 참상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교육과 탈북민 정착 사례 전시, 국제사회와의 연대까지 아우르는 거점이 되어야 한다.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역사 속에 사라지지 않도록 사회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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