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은 많지만, 다 같은 길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사역지에서의 하루를 동행 취재합니다. 이름도 빛도 없이 살아가는, 그럼에도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편집자주>

▲문창선 선교사가 이주민을 만나러 이동하기 위해 이용하는 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문창선 선교사가 이주민을 만나러 이동하기 위해 이용하는 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양예은 기자 = 위디국제선교회 대표, 산소망교회 담임목사, 구호 NGO까지. 문창선 선교사의 세가지 사역을 연결해주는 키워드는 '이주민 선교'다. 

문 선교사의 일상은 오전 4시 30분 새벽예배와 함께 시작된다. 예배 후엔 매일같이 성남의 한 빵집으로 이동해 납품 기한이 임박한 상품들을 기부 받는다. 빵을 싣고 안산으로 가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아침을 챙겨주는 것까지가 문 선교사의 평일 오전 일과다.  

▲지난 13일 문 선교사가 안산에 거주중인 카메룬 성도의 가정을 심방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지난 13일 문 선교사가 안산에 거주중인 카메룬 성도의 가정을 심방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오후에는 주로 이주민 성도들의 가정을 심방하며 삶을 공유한다. 기쁜 일이 있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나 항상 이주민들 곁을 지키고 있다. 이들에게 응급 상황과 문제가 발생했을 시 해결을 돕는 것도 문 선교사의 역할이다. 

기자가 동행한 날, 문 선교사는 카메룬 출신 성도 어니스트 씨의 셋째 딸 출산으로 가정을 심방했다. 그는 모녀에게 성경 속 모세와 요게벳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께 자녀를 의탁하는 믿음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태어난 아기를 위한 축복기도도 빠지지 않았다. 

어니스트 씨는 "문 선교사와 가족같이 지낼 수 있는 것은 대단히 복된 일이고 큰 위로와 은혜가 있다"면서 "지속적인 관심과 환대 덕분에 타지에서 겪는 외로움을 잘 이겨내고, 용기와 힘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이주민 사역에 앞장서는 문창선 선교사. ⓒ데일리굿뉴스
▲이주민 사역에 앞장서는 문창선 선교사. ⓒ데일리굿뉴스

문 선교사가 이주민 선교를 시작하게 된 것은 1992년부터다. 무역상으로 일했던 그는 전세계 각지에 흩어진 이주민 노동자들에게 눈길이 향했다. 목회의 길을 걷게 되면서는 자연스레 이주민들을 선교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선교는 타국 가서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절대적이라 국내에서 이주민들 대상으로 선교해야 한다는 외침은 외면당하기 일쑤였다"고 떠올렸다. 

문 선교사는 여전히 이주민 선교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역교회가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돌볼 수 있도록 '이주민 선교 컨설팅'과 '이주민 선교사 훈련학교(MMTS)'를 운영하는 한편 디아스포라 신문을 통해 이주민 교회 소식도 방방곡곡 알리고 있다. 

그는 "국내 이주민이 260만명에 달하는 시대 속 지역교회가 이들을 돌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특히 정체성 혼란과 우울증 등으로 고통받는 다문화 가정의 2세들을 신앙으로 돌보는 것도 반드시 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선교사는 교회 공실을 활용해 이주민 자녀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문 선교사는 교회 공실을 활용해 이주민 자녀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문 선교사의 소망은 이주민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넘어 이주민들을 본국으로 역파송해 현지인을 통한 복음전파가 이뤄지는 것이다. 

실제 지금껏 위디선교회를 통해 역파송한 현지인 선교사만 해도 150여 명에 달한다. 지금도 교회에 출석하는 카메룬 출신 목회자 2명과 토고 출신 전도사 2명을 양성해 파송 준비 중에 있다. 

문 선교사는 "이주민 선교는 선교계 총제적 문제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선교지 이양 문제와 젊은 선교사 부족 현상, 국경봉쇄 및 강제 추방 등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주민 선교와 현지인 사역자 양성이 제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이주민 선교를 체계화 시켜 한국형 선교로 디아스포라가 많은 이 시대의 세계선교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며 "이 일을 위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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