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편지] 2023년 12월 한달 동안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아프리카의 부룬디에 순회 선교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2곳을 경유하는 전체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여정이었지만 부룬디의 주요 도시 네 곳에서 집중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선교는 현지 사역자들의 초청으로 진행됐는데 몇 몇 이단의 침투로 교계의 혼란스러움과 어려움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부룬디는 가톨릭을 포함한 기독교 인구가 전체의 85%에 이르고 있는 기독교 강국입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는 줄잡아 30% 정도에 이른다고 합니다. 감사한 것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아직 이슬람교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부룬디 상주 외국인 선교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이단 교회의 포교가 적극적이라는 사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부룬디에 외국인 선교사가 많이 없는 이유는 오랜 부족 간의 내전으로 도로 등 인프라가 엉망일 정도로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교육시설로 인한 영향이 큽니다. 한 마디로 선교사들이 사역하기를 회피하는 지역의 한 곳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현지인 목회자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 신학교가 부족해 현지인들이 제대로 된 신학이나 교리를 공부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이들 현지 교회 리더들과 사명자들이 신학을 공부하려면 이웃나라인  우간다 등지로의 유학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가난한 나라인 만큼 이웃 나라로 나간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브룬디 현지 교계 목회자들과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집중세미나 후 기념촬영. ⓒ데일리굿뉴스
 ▲브룬디 현지 교계 목회자들과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집중세미나 후 기념촬영. ⓒ데일리굿뉴스

그러한 의미에서 최근 수도인 부줌부라, 카얀자 주의 무세마, 부반자 주의 무세니, 마캄바 주의 느얀자 지역에서 신학과 교리에 기초해 진행했던 집중 세미나는 갈급 했던 현지 목사들과 리더들에게 참으로 귀한 배움의 기회가 됐습니다. 

먼저 부룬디 침례교단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현지 목사의 도움으로 4주 동안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성경적 관점에서 본 성경,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을 비롯해 영혼 구원, 예배 및 성례, 교회 및 기도, 성도의 삶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신학과 교리를 다뤘습니다. 

세미나 기간동안 현지인 한 목회자가 부룬디 고유어인 키룬디(Kirundi)어로 교재를 번역·제공해 수강생들에게 도움을 줬습니다.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현지인 목회자 및 리더들은 "태어나서 이러한 세미나를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보다 많은 지역과 교회에서 세미나를 진행했으면 좋겠다", "신학과 교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브룬디 현지 교계 목회자들과 기념촬영. ⓒ데일리굿뉴스
 ▲브룬디 현지 교계 목회자들과 기념촬영. ⓒ데일리굿뉴스

세미나 기간동안 비도 많이 오고 날씨도 무더운 환경에서도 참석자들마다 열심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한편 부룬디는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어서 교회마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적지 않게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여러 이단 교회들이 이곳에 들어와 활동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이 물질공세를 일삼는 데에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유엔 통계에 의하면 부룬디는 194 회원국 가운데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입니다. 1959년 르완다와 별개의 국가로 분리 독립했는데 오랜 기간 내전의 여파로 나라 전체가 가난하다 못해 피폐해져 있는 현실입니다.

그중에서도 안타까웠던 것은 부룬디의 북쪽에 위치한 무세마의 카얀자에 위치한 무세마 침례교회에 소속된 기숙학교(Boarding School)의 현주소의 열악한 상황입니다. 

이곳에는 700명 가까운 중고등학교 학생이 기숙하면서 학업을 이어가는데 오랜 기간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학교시설을 보수하지 못하고 방치돼 있습니다. 특히 학생들에게 공급하는 양식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된 이단에서 자신들이 학교를 인수·운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교회는 이를 완강히 거절하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현지교회에서는 뜻 있는 한국교회나 기독 자선단체의 기도와 후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임지석 선교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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