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환경운동센터 살림은 24일 인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를 견학했다. 살림 회원들이 제2매립장에서 투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데일리굿뉴스
▲ 기독교환경운동센터 살림은 24일 인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를 견학했다. 살림 회원들이 제2매립장에서 투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데일리굿뉴스

지난 24일 인천 검암역 앞.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운영하는 견학버스에 기독교환경운동센터(센터장 유미호) 회원 8명이 탑승했다. 오는 10월 예정된 '제로웨이스트 낭독극' 대본 작성을 위한 사전 답사다. 

수도권매립지는 서울 난지도매립지를 대체할 목적으로 조성돼 1992년부터 쓰레기를 묻기 시작했다. 난지도는 현재 하늘공원으로 운영 중이다. 

수도권매립지는 2,500만 명이 살고 있는 서울과 인천, 경기 등지에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를 수용하는 곳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여의도 면적(2.9㎢)의 6배에 달한다. 

버스에 탄 지 15분도 안돼 매립지 입구가 보였다. 거주지와 상가 밀집지역에서 불과 5km 남짓한 거리다. 

매립지 해설사는 "처음에 매립지가 세워질 때 건강과 악취 등을 이유로 주민반대가 심했다"며 "생활쓰레기와 하수찌꺼지, 음식물폐수 등을 처리하는 곳인 만큼 부정적 인식이 남아 지금까지도 지역사회 내 갈등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 제2매립장 입구 표지판. ⓒ데일리굿뉴스
▲ 제2매립장 입구 표지판. ⓒ데일리굿뉴스

견학버스는 18홀 규모의 골프장(드림파크CC)으로 탈바꿈한 제1매립장을 시작으로 침출수처리장, 매립가스발전소를 지나갔다. 침출수처리장 부근에서 흙탕물과 같은  오염수가 뿜어져나오는 호스가 눈에 띄었다. 투어 해설사는 음식물 폐수와 자원순환 에너지타운의 폐수 등은 미생물을 이용해 생물학적 1차 처리를 거친 후 화학적 처리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조금 더 들어가자 제2매립장 입구가 나왔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자 저 멀리 제3-1매립장이 보였다. 광활한 평지에 조성된 제3-1매립장은 지금까지 절반 정도 채워졌다고 한다. 

안전상 이유로 가까이 갈 수는 없었지만 쓰레기를 운반하는 대형 트럭이 매립장에 쉴틈 없이 드나들었다. 3개 시·도 64개 시·군·구에서 쓰레기가 모이는 만큼 운송차량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매립지 관계자는 하루에 500대가 넘는 트럭이 오간다고 귀띔했다. 

견학버스에서 내렸지만 예상과는 달리 악취가 나지는 않았다. 쓰레기 더미 위에 서있다는 사실이 전혀 실감 나지 않을 정도였다. 중간중간에 세워진 거대한 쓰레기 처리 시설물들만이 이곳이 매립지라는 사실을 알릴 뿐이었다.

한 살림 회원은 "매립지에 처음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깨끗하게 관리가 되고 있어 놀랐다"며 "위생적 매립과 자체연구 등을 진행하면서 관리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 제3-1매립지로 쓰레기 운송차량이 드나들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 제3-1매립지로 쓰레기 운송차량이 드나들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수도권매립지공사는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매립·자원화기술을 해외로 수출하는 자원순환 전문기관으로 성장했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전세계 31개국에 친환경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이르렀다고 한다. 

또 공사는 녹색숲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심은 수목만 230만 그루가 넘는다. 

이 외에도 바이오가스 발전소의 폐열을 활용해 조성한 양묘온실에서는 각종 허브와 선인장 등 다양한 초화류도 볼 수 있었다. 쓰레기 더미가 도심 속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거듭난 셈이다. 

해설사는 "야생화공원은 테마식물지구와 야생초화지구, 습지생태지고, 복합문화지구 등 4개 지구로 구성됐다"며  "비선호시설로 인식되던 매립지를 환경·문화·경제가 어우러지는 명소로 만들어서 시민들이 즐겨 찾는 테마파크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매립장의 바이오가스 발전소의 폐열을 활용해 조성한 양묘온실. ⓒ데일리굿뉴스
▲ 매립장의 바이오가스 발전소의 폐열을 활용해 조성한 양묘온실. ⓒ데일리굿뉴스
▲ 양묘온실 근처의 처리시설물. ⓒ데일리굿뉴스
▲ 양묘온실 근처의 처리시설물. ⓒ데일리굿뉴스

견학을 마친 살림 회원들은 아직까지 매립지 운영에 큰 문제가 없고 자원화기술을 발전시킨다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제3매립지 수용 한도를 넘을 경우 뾰족한 대책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폐기물 운반과 매립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유해물질 등 지역주민에게 끼칠 잠재적인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은 당장의 운영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인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주장했다. 

임수진 마을활동가는 "매립량이 줄어 반출되는 쓰레기가 점점 적어진다고 하는데 이는 건설폐기물 반입이 금지됐기 때문에 발생한 착각일 뿐이지 실제로 무서운 속도로 쓰레기가 늘어나고 있다"며 "매립되는 폐기물의 실질 재활용률을 높이고 더 나아가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를 이루는게 해답"이라고 제안했다. 

유미호 살림 센터장은 "수도권매립지가 쓰레기 처리를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이 곳에 의지할 수 없다는 사실은 지자체 관계자와 지역주민 모두가 알고 있다"며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가 썩지 않고 계속해서 쌓인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생활 속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실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 센터장은 "이번 투어를 통해 회원들이 보고 느낀점을 낭독극 대사로 담아내 10월에 공연할 계획"이라며 "피조 세계에서 숨 쉬는 모두가 쓰레기 없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제로 웨이스트 인식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살림은 오는 31일 2차 탐사로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를 방문해 폐금속자원 재활용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 수도권매립지 건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기독교환경운동센터 살림 회원들. ⓒ데일리굿뉴스
▲ 수도권매립지 건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기독교환경운동센터 살림 회원들.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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