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편지] 비가 세차게 내리쳤습니다. 그토록 강한 비는 처음이었습니다. 운전하면서 가는데, 가로수가 바람과 비에 쓰러질 듯이 휘어져 있는 모습을 보며 차를 덮치지 않을까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은 참으로 노을이 멋집니다. 쏟아부는 듯한 빗줄기도 이내 사라지고 멋진 석양의 노을만 남습니다. 

교회에 또 비가 샙니다

교회에 비가 새어서 3년간 3번의 공사를 했는데, 여전히 비가 샙니다. 어떻게 수리해야할지 난감합니다. 땅을 구입하고 교회 건물을 짓고 싶은 마음입니다. 새로 건물을 짓는다면, 꼭 비가 새는 것에 대한 부분을 1순위로 잡고 건축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예배순서를 교인들과 같이

 ▲필리핀 다같이교회에서 예배순서를 교인들이 맡도록 훈련시키고 있다. 사진은 다같이교회 예배 모습. ⓒ데일리굿뉴스
 ▲필리핀 다같이교회에서 예배순서를 교인들이 맡도록 훈련시키고 있다. 사진은 다같이교회 예배 모습. ⓒ데일리굿뉴스

예배할 때 저 혼자 찬양부터 모든 순서를 진행했습니다. 이제 교인들도 새신자들이 아니기 때문에 예배순서를 교인들이 감당하도록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예배사회'라는 용어가 한국에서는 매우 당연한 것인데, 따갈로그어나 영어로는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교인들에게 물어봤지만 몰랐습니다. 예배순서에 대한 용어도 모르고 있는 목사인 제가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겨우 찾아낸 것이 매우 어려운 영어 단어여서, 실상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예배사회', '예배기도', '성경봉독' 등을 교인들이 돌아가며 맡기로 했습니다. 저는 설교 순서에만 등단합니다. 점점 조직적으로 교회가 운영되는 것 같아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드디어 전기가 들어왔습니다

6년 동안 기도했는데 드디어 교회에 전기가 들어왔습니다. 이제 방송용 앰프와 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6년간 사용하지 않아서 스피커에서 천둥소리가 납니다. 스피커가 문제인지, 연결선이 문제인지, 무선 마이크가 문제인지… 6년 전에는 매우 좋은 앰프였고 스피커였는데 사용하지 않으니 예전 성능이 아닙니다. 마치 우리 신앙생활 같습니다. 신앙은 멈춰있는 때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신앙의 그래프는 상승하거나 하강하거나, 두 경우만 있는 것 같습니다. 천둥소리가 나도 그 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음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예배당·사무실·사택 대문 수리

대문을 설치한 지 6년이 돼 철제 대문에 구멍이 크게 났습니다. 개와 고양이가 들락거려서 임시로 합판으로 막아놨는데 그마저도 썩어서 구멍이 나서 이번에 모두 교체했습니다. 한국같으면 수리업체 연락해서 진행하면 되는데, 교회가 있는 곳은 시골에 있는 빈민촌이라서 수리업자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2주간 교인들이 기술자 찾고, 용접기를 구해오고, 재료구해오느냐고 고생많이 했습니다. 말끔하게 수리되고 교체된 것을 보니, 감사 기도가 나왔습니다.

큰 딸(온유) 장학금

​선교사들 단체 카톡방에 청소년 선교사자녀의 장학금(500불, 약 65만 원)을 신청하라고 광고가 올라와 신청한 결과 선발됐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미국에 있는 포코노한인장로교회에서 장학생을 선발하는 것이었는데, 전 세계의 선교사들에게서 신청받는 것이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선발된 것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올해부터는 자녀 3명(온유, 사랑, 화평)이 모두 학교를 다닙니다. 사교육을 하지 않더라도, 유치원때부터 학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학비를 낼 때가 되면 기도가 더욱 더 간절해 집니다. 계속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한 물품

등주교회(담임 백성현 목사), 새소망교회(담임 이종인 목사), 수원제일교회(담임 김근영 목사)에서 물품을 보내줘 교인들에게 나눠줬습니다. 등주교회 백성현 목사는 각종 물품과 함께 휴대폰과 노트북을 약 10여대 보내 교인들의 인기가 높았습니다. 새소망교회 이종인 목사는 매년 약 5박스의 물품을 보내줘 달란트 잔치를 풍성하게 할 수 있도록 후원해 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수원제일교회에서 선교위원회(이군호·송호윤 장로, 유상근·성대룡 집사 등)에서 6박스의 고가브랜드의 속옷을 보내주셔서 저희 가정과 주변 선교사들 가정, 교인들 가정에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GMS 본부에서 고가브랜드의 여성 신발을 1박스 후원해 교인들의 유니폼 신발이 됐습니다. 모두 다 감사드립니다.

받는 교회 주는 교회

​다같이교회는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하고 헌금했습니다. 빈민촌 지역 교회라서, 주는 것보다 받는 것에 익숙한데 이번에 우크라이나를 위해서 기도하고 헌금한 것으로 인해서,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헌금은 우크라이나에 남아서 교회를 지키고 있는 선교사에게 후원했습니다.

기도해 주세요

​1. 남윤정 선교사의 건강 회복(당뇨, 간, 폐, 건선 피부병, 치아, 꼬리벼 통증)을 위해서
2. 김미희 선교사와 세 자녀(온유, 사랑, 화평)가 건강하게 지내도록
3. 다같이교회에 현지인 사역자가 세워지고, 경제적 자립 및 교회 일꾼들이 세워지도록
4. 다같이교회 성도들의 신앙이 더 깊어지고, 넓어지고, 단단해지도록
5. 차량 구입을 위해서
6. 교회 대지 구입, 교회 건축할 수 있도록

남윤정 선교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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