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 실상은 참담…복음만이 살 길

한혜인(hanhyein@goodtv.co.kr)

등록일:2018-02-12 17: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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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와 빅뱅의 K-pop을 넘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까지 북한에 불어닥친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탈북민이 늘고 있다. 하지만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탈북한 이들이 남한에 정착하기까지의 여정은 매우 참담하다. 이들이 신앙을 갖고 우리나라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이정일 목사를 만나 자세한 사역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이정일 목사가 속한 '언약의 세대' 찬양 집회에 함께 했다.(사진제공=이정일 목사)

 
소녀시대 보며 코리안 드림 꿈꿨지만…공허함 느껴
 
"소녀시대, 샤이니, 빅뱅을 보고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서울에 가면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드라마를 보며, 남한 남자는 배용준이나 원빈같이 잘생겼을 거란 환상을 품었습니다. 드라마처럼 2층짜리 저택에서 "아줌마~ 차 한 잔 주세요"를 우아하게 외치는 상상을 했죠."(탈북자 A 씨(20대))
 
"배가 고파 탈북했습니다. 어차피 먹을게 없고, 북한에서 굶어 죽든 탈북하다 잡혀 죽든 거기서 거기란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어렵게 탈북은 했지만,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해 남한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4년 전 탈북 당시 북한군에 잡힐까 두려워 데려오지 못한 딸을 생각하면 눈물만 흐릅니다."(탈북자 B 씨(40대))
 

이정일 목사(42, 주은혜교회)에게 들은 실제 탈북민의 이야기다. 북한에서 중산층 이하의 주민이 탈북하는 이유는 위 두 사례에서 소개됐듯 대부분 '배가 고파서' 혹은 '한류의 로망에 빠져서'로 압축된다.
 
이 목사에게 들은 북한 내 '한류 열풍'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오늘 남한에서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는 내일이면 북한에서 볼 수 있다. 중국에서 녹화된 USB는 밤사이에 압록강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에서 북한으로 넘어가 북한 전역에 공유된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코리안 드림(Korean Dream)'을 품고 탈북한 탈북민에게 남한은 냉혹했다. 탈북 과정도 과정이지만, 정착하기까진 무수한 장벽이 존재한다. 이정일 목사가 탈북민 사역에 앞장서는 이유기도 하다.
 
"대다수의 탈북민이 탈북 후 처음 느끼는 감정은 자유함보다는 공허함입니다. 생사를 위협하는 위협을 이겨내고 탈출했는데, 현실은 하나원을 나온 뒤 주어지는 소정의 돈, 옷 몇 벌, 이불, 8평짜리 좁은 임대 아파트가 전부입니다. 친구나 가족도 없고, 언어의 장벽도 존재하죠. 화폐에 대한 개념도 부족합니다."
 
이 목사에 따르면 탈북민들은 식당에 가서 음식을 선택하고, 주문하고, 계산하는 과정조차 막막해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사회주의 체계인 북한에서 생활하다 보니, '돈이 왜 들지? 왜 비싸게 돈 주고 커피를 마시지?'란 고민이 꼬리를 무는 것이다.
 
탈북 여성은 비교적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술집이나 업소에서 일하는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인신매매를 당하는 여성도 나날이 늘고 있다. 이러한 여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이 목사의 사역 중 하나다.
 
"탈북자들을 상품화시키기 위해 접근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한국교회가 탈북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죠. 이들에게 복음이 들어가는 건 참 어렵지만, 복음이 들어간 탈북자들의 삶은 확실히 다릅니다.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힘이 '복음'에 있습니다."
 

 ▲탈북민들이 신앙을 갖고 서울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이정일 목사를 8일 주은혜교회에서 만났다.ⓒ데일리굿뉴스

 
"찬양사역·탈북사역 통해 하나님 드러나야죠"
 
이정일 목사가 탈북 사역에 앞장서게 된 건 7년 전이다. 일찍이 이정일 목사는 '언약의 세대' 찬양사역팀을 만들어 찬양 사역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탈북민 교회에 전기가 나갔다고 해 도우러 찾아갔다가, 탈북민의 실상을 듣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겠다 다짐하게 됐다.
 
탈북 사역과 찬양 사역 외에 이 목사는 해외 교회 개척을 지원하는 사역도 감당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탈북민 사역이 유독 힘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탈북민 사역 초반에는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수령 앞에서의 복종, 사상 비판 체계가 있어서인지, 아님 제가 얼굴만 까맣고 말도 잘 못 건네던 탓인지, 탈북민들이 제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죠. 1년이 지나서야 마음이 열렸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니 하나님이 도와주신거죠."
 
현재 남한에는 3만 명에 달하는 탈북민이 있다. 중국에는 30만 명을 넘는다.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에도 탈북민들이 분포되어 살고 있다.
 
하지만 복음을 아는 이들은 극소수다. 하나원에서는 90%가 교회를 출석하지만, 하나원에 나오면 그 수는 10%도 채 되지 않는다. 이에 이 목사는 올해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탈북 사역에 있어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함을 잊지 않을 겁니다. 또, '배려'와 '양보'가 전제가 되어서 섬김을 아는 주은혜교회와 언약의 세대 찬양팀이 돼야겠죠. 찬양 사역을 통해 탈북민에게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일도 제가 해야만 하는 하나님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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