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길 원했던 크리스천 시인 윤동주. 29살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쳤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사랑 받는 시인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다음 달이면 윤동주 탄생 100주년이다. 올해가 가기 전 윤동주 전시회에 다녀와 보는 건 어떨까.
 
 ▲이청옥 캘리그라피 작가가 윤동주의 <별 헤는 밤> 작품을 소개했다.ⓒ데일리굿뉴스
 
별이 된 크리스천 시인 윤동주 전시회 열려
 
한국교회건강연구원이 서울시 종로구 인사고전문화중심에서 '별이 된 시인 윤동주 탄생 100주년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 첫날인 29일에는 전시장에 윤동주의 주옥 같은 시가 울려 퍼졌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의 <서시>에만 집중하게 되는 고요한 전시장. 읽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평온해 보였다.
 
이날 시 낭독과 함께 진행된 '캘리그라피 전'에서는 윤동주의 시 <서시>, <병원>, <별 헤는 밤>, <참회록> 등이 개성 있고, 아름다운 필체로 소개됐다.
 
강의를 맡은 이청옥 캘리그라피 작가는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윤동주의 시 100편을 캘리그라피 작품 100점으로 만들어 보자고 결심하고 작업을 시작했다"면서 "윤동주의 시가 어느 순간 삶 속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윤동주 시인이 감옥에 갇혀 생을 마감했는데, 그의 정신이 담겨있는 시 조차 틀 속에 가두기 싫어서 꼭 필요한 시구만 캘리그라피 작업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가 작업한 캘리그라피 작품들에는 윤동주를 향한 이 작가의 정성이 드러났다. 틀에 박히지 않은 글씨체와 그림이 각 작품마다 다르게 표현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회를 주최한 한국교회건강연구원의 이효상 원장은 "별이 된 시인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서는 윤동주의 부끄러워하는 얼굴과 촉촉히 젖은 목소리, 그리고 물기를 지닌 눈망울을 만날 수 있다"면서 "이 어려운 시대를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그의 시를 통해 부끄러움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교회도 윤동주의 정신을 닮아, 부끄러움을 갖고 참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리스도인은 이 시대를 예수 그리스도를 닮기 위해 노력 했던 윤동주 시인의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동주 탄생 100주년 전시회는 다음 달 14일 오후 1시까지 열리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강연도 진행된다. 시간은 11시며, △4일 '윤동주와 시대정신(송우혜 소설가)' △9일 '민족 예언시인 윤동주론(소강석 시인)' △11일 '윤동주 시 낭송회' △13일 '시인 윤동주와 해방문학(이효상 한국교회건강연구원장)'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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