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지나서 아침이 오면 어둠은 사라져. 어둠에 가려진 아름다운 세상 곧 보게 될 거야. 새 아침의 나라 봄이 오듯이 펼쳐질 거야. 가슴 속 흐르던 눈물 봄눈 녹듯이 사라질 거야."
 
찬양사역자 김명식 씨가 2016년의 마지막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가 열리는 31일을 하루 앞두고 <새 아침이 올 꺼야>란 제목의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앨범 표지엔 '천만 촛불에 헌정하며'라는 글귀만 쓰여있다. 김명식 씨는 곡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를 만나 곡의 의미를 직접 들어봤다.
 
 ▲찬양사역자 김명식 씨가 <새 아침이 올 꺼야>란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김 씨가 곡을 통해 전하려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직접 만나 들어봤다.ⓒ데일리굿뉴스
 
<새 아침이 올 꺼야>…촛불집회에서 영감 받아 제작
 
이번에 발매된 <새 아침이 올 꺼야>는 전국을 뒤 덮은 촛불집회 현장에 나온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만들어졌다.
 
"나라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며 광화문으로 나갔습니다. 막상 광화문에 가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하루 살기에도 고단해 보이는 아저씨들과 유모차에 어린 아이를 태우고 나온 부부.. 바쁜 생활 속에서도 나라를 위해 촛불을 든 사람들을 격려하고 위로해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 결과물이 이번 신곡이 된 거죠."
 
김명식 씨는 곡 작업을 위해 두 달 정도 기도로 준비하는 가운데 어느 날 밤, '새 아침이 올 꺼야'란 문구가 떠올랐다. 김 씨는 그날 밤부터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며 맘 속에 있던 응어리를 곡으로 풀어냈다.
 
이번 곡의 가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기독교 색체가 담겨있지 않다. 음원 등록도 CCM이 아닌 발라드로 돼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때로는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할 때 기독교적인 표현이 소통을 가로 막을 때가 있어요. <새 아침이 올 꺼야>란 곡이 그런 것 같아요. 교회만을 향한 곡이 아니라 온 국민들을 위해 만든 곡이기에 잠시 기독교적인 색체를 제했죠."
 
"맘 속 깊은 곳에서 맴도는 메시지, 곡으로 담아냈죠"
 
사실 김명식 씨는 CCM 아티스트로서 많은 찬양을 작업하고 불렀지만, 어느 새부터 사회를 품는 곡을 만들고 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자식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 만든 <남겨진 아빠의 기도>란 곡이 대표적이다.
 
"세월호 참사 당일 아침부터 뉴스를 보는 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부의 모습이 우리에게 큰 상처가 됐어요. 정말 한 달 정도는 슬픔과 분도 등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휘말려 아무것도 못했죠. 그러다 어느 순간 유가족들을 위한 마음이 맘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 곡으로 쏟아져 나왔어요."
 
김명식 씨가 한국사회의 외로움과 슬픔을 위한 곡을 쓰는 이유일까. 김 씨는 자신이 이러한 곡을 쓴 것이 가장 정직하게 시대에 반응하는 표현이라 생각한다고 전한다.
 ▲찬양사역자 김명식ⓒ데일리굿뉴스

 
"'아! 이런 곡을 써야겠다' 해서 쓴 곡은 없어요. 시대에 반응하는 국민 한 사람으로 서 살아가다 보니 곡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세월호 참사 이후 어떤 사람은 기부를 하고, 어떤 사람은 팽목항에 직접 가는 모습을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곡을 만들게 됐죠."
 
결국 김 씨가 곡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새 아침이 올 꺼야> 노래 중 '깊은 밤 지나서 아침이 오면 어둠은 사라져'란 가사 처럼, 현실 앞의 절망을 넘어서면 미래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단 소망이었다.
 
지난 2015년 10월 1일은 김명식 씨의 솔로 앨범이 나온 지 20년이 되던 해다. 20년 넘게 숨 가쁘게 달려왔던 그에게 노래란 어떤 의미일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찬양을 부르고 뜨거운 박수갈채도 받아 봤지만, 무엇보다 제일 감사했을 때는 팬 분들에게 '당신의 노래가 나를 살게 했어요. 너무 힘들었는데 노래 가사를 묵상하며 견딜 수 있었어요'란 말을 들었을 때 인 것 같아요. 노래란 참 매력적이에요. 저는 노래 한 곡을 만들어 대중에게 흘려 보내는 데, 돌아올 때는 제 노래를 듣는 사람들의 인생이 함께 돌아오잖아요. 이럴 때 저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게 참 감사하죠."
 
나아가 김 씨는 앞으로 '순회음악 전도사'가 되고 싶단 바람을 전했다. 교회가 부탁해서 찾아가는 사역자가 아닌, 하나님처럼 낮은 곳에 찾아가 찬양으로 사람들을 섬기는 자가 되고자 한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곳이라면 그 어디든 순종하며 따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저의 찬양으로 한 영혼이라도 살리고 싶습니다. 또한 영혼을 살리는 곡을 만들며 다음세대를 양성하는 스승이 되는 것도 저의 꿈입니다."
 
 ▲<새 아침이 올 꺼야> 앨범 표지ⓒ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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