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오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통합의 숙원을 이뤄냈다. 5대 교파(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순복음, 침례교), 7개 교단 대표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연합기구 출범에 합의한 것이다. 한기총과 한교연을 중심으로 교단장회의 23개 회원교단 등이 모두 참여하는 ‘한국교회총연합회’가 내년 초 출범한다.
 
 ▲28일 CCMM빌딩에서 주요 교단장들이 ‘교회연합 추진을 위한 7개 교단 모임’을 개최하고 연합기구 출범에 합의했다.ⓒ데일리굿뉴스
 
결정권 위임 ‘한교연’…이단 해결 의지 피력 ‘한기총’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에서 ‘교회연합 추진을 위한 7개 교단 모임’을 갖고, 내년 초 한기총-한교연 통합을 포함한 한국교회 연합기구를 출범키로 만장일치 합의했다.
 
모임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 대신,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등 7개 교단장들이 참석했다.
 
이날 교단장들이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는 2017년 1월 9일 정동제일교회에서 출범예배를 드린다.
 
이번에 출범하게 될 한교총은 본래 한 기관이었다가 지난 2011년 분열된 바 있는 한기총과 한교연 간 통합을 넘어, 그동안 양 기구 어디에도 가입돼있지 않던 예장합동과 기감까지 합류하게 되면서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게 됐다.
 
한교연 소속 교단인 예장통합 이성희 총회장은 “하루 전(27일) 교단 증경총회장이자 한교연 대표회장을 역임한 박위근 목사를 만나 통합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이후 김요셉 목사(한교연 증경대표회장) 등 한교연 임원들을 만나 동의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회장은 “박위근 목사가 (통합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를 하고, 처음 얘기한 한기총 내 이단 관련 문제만 해결이 되면 ‘이성희 총회장이 마음대로 하십시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하성 총회장 자격으로 자리한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한교연에서 지적한 류광수 목사에 대한 건은 본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서 조사 종결 시까지 류 목사 개인과 소속 단체 모두 ‘행정보류’하기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행정보류 결의가 총회가 아닌 이대위 차원의 결의라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일부 총회장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이대위의 보고사항을 임원회와 실행위원회에서 이의 제기 없이 그대로 받기로 동의한 만큼 전혀 문제될 것 없다”고 피력했다.
 
77정관 이전으로 회귀…교단장회의 회원교단도 합류
 
통합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이단성 인사에 대한 조치가 선행되면서 이후 논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교단장들은 한교총을 연합단체 형태로 출범하기로 뜻을 모으고, 한기총 분열 전인 2011년 7월 7일 개정 정관(이하 77정관) 이전 가입 교단과 한국교회교단장회의에 회원으로 참여하는 23개 교단을 포괄하기로 했다. 77정관 이후 들어온 교단에 대해서는 조사 및 심의를 거쳐 가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예장대신 이종승 총회장은 “어제(27일) 한교연 소속 군소교단들도 자발적으로 한교총에 들어오기로 입장을 밝혀왔다”며 “추후 기장과 성공회, 구세군 등 진보진영 NCCK 소속 교단들도 함께하는 진정한 한국교회 연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단장들은 한국교회가 그간 많은 선거과정에서 분열과 갈등을 겪어온 만큼, 한교추가 출범되더라도 향후 5년간은 대표회장 선거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예장합동과 통합, 기감 등 3개 교단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7개 교단장이 상임회장단을 △그 외 나머지 회원교단 총회장들이 공동회장단을 구성한다는 것. 운영은 상임회장단 체제로 진행된다.
 
기감 전명구 감독회장은 한교총 출범에 대해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기회다. 놓치면 후회할 것”이라며 “이번 통합으로 1천 만 기독교인이 하나가 된다면 한국사회 안에 더욱 많은 기여를 하고, 한 목소리를 내는 데에도 크게 일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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