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어느 때보다 많은 일들이 한국교회 내에서 일어났다. 사회적 이슈가 됐던 교계 소식을 살펴본 '2013 교계 결산'(상)에 이어 '2013 교계 결산'(하) 편에서는 올 한해 한국교회 내에서 이슈가 됐던 교계 소식을 정리했다. 
 
▲서울 서초구에 새 성전을 건축하고 지난 11월 말 입당예배를 드린 사랑의교회는 교회 건축을 비롯한 문제들로 올 한해 몸살을 앓았다.

반갑지 않은 이유로 ‘관심’ 집중된 교회들

대형교회들이 여러 이슈로 교계는 물론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랑의교회는 지난 11월 말 서울 서초구에 새성전을 건축하고 입당예배를 드렸다. 사랑의교회 새 성전은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 연결되며 전면 유리로 지어져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 시비 이후 새성전 입당까지 여러차례 구설수에 오르며 사랑의교회는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옥한흠 목사의 창작물에 관한 저작권 문제까지 겹쳐 사랑의교회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회 돈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가 가석방으로 지난 8월 출소했다. 정 목사는 출소 후 자신을 지지하는 교인들을 만나 “앞으로 성도들을 위해 같이 아파하고 기도하는 목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담임 목사는 출소했지만 제자교회는 지금까지 정 목사 지지 측과 반대 측 교인으로 갈라져있는 상태다. 그동안 양 측의 제자교회 교인들은 물리적 충돌 등을 이유로 교회 본당 및 비전센터 등에 출입하지 못하고 대성전 밖 마당과 계단에서 따로 주일예배를 드려왔다.

최근 정삼지 목사 반대 측 장로들이 정삼지 목사 측을 상대로 ‘출입금지 등 가처분’ 건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 이를 각하해 앞으로 정 목사 지지 측 교인들은 제자교회 본당과 비전센터 출입이 가능해져 앞으로도 제자교회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역시 조용기 원로목사와 조 목사 일가의 재정비리에 의혹과 관련된 재판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조용기 목사는 아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 소유 비상장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교회에 재정적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용기 목사와 관련된 의혹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대형교회들의 이러한 논란으로 한국교회는 ‘편치 않은’ 한해를 보냈다.

감리교 선거 논란, 올해도 정상화 ‘불가’

감리교 감독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08년 감독회장 선출문제로 파행을 거듭해온 감리교는 올해 감독회장 선거를 진행하며 정상화에 물꼬를 트는 듯 보였다. 그러나 감독회장 후보 자격을 놓고 시작된 논란은 결국 전용재 감독회장 당선자의 당선 무효 소송과 금권선거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감리교는 지난 7월, 5년 만에 정식 투표를 거쳐 전용재 목사를 감독회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전용재 목사가 여론조사 등의 사전 선거운동을 했고, 부담금을 성실 납부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전 목사의 감독회장 당선 무효 소송이 제기됐고, 감리교 총회특별재판위원회는 전용재 목사에 대해 감독회장 당선 무효 판결을 내렸다.

여기에 감독회장 선거에 나섰던 강문호 목사가 감리교의 금권선거 실체를 폭로에 나서 감리교 선거에 대한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게 됐다.

현재 감리교는 공석인 감독회장의 직무대행에 임준택 서울남연회 감독을 선임했고, 전용재 목사는 ‘총특재 판결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1심에서 기각돼 현재 항고심이 서울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감리교 선거를 둘러싼 문제가 언제쯤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지 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기총 ‘이단 해제’ 어디까지 이어지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이단해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한기총은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다락방 류광수 목사에 대해 올해 초 “신학적 미숙과 표현력의 부족으로 오해를 받았으나 내용을 검증한 결과 신학적 문제가 없다”며 이단 해제에 나서 교계에 큰 파장을 낳은 바 있다. 최근에는 한기총의 연말 행사에서 류광수 목사가 순서자로 나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한기총이 최근 통일교와 전도관 교리 혼합 사상을 가르쳐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에 대해 또다시 이단 해제를 결의했다.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특별위원회는 박윤식 목사에 대해 이단성 여부를 재조사하고 “박윤식 목사는 이단성이 없으며 그를 이단으로 규정한 기존 발표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히며 만장일치로 이단해제를 결정했다.

이에 박윤식 목사 소속 교단은 일간지 성명을 통해 한기총의 이단해제에 대해 ‘엎드려’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다.

한기총의 이 같은 행보에 몇몇 실행위원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합동총회 임원회는 한기총 탈퇴를 결의했다. 또한 한기총 대표회장을 세 번 역임한 길자연 목사도 성명을 내고 모든 한기총 공직에서 사임할 뜻을 밝혔다. 예장통합을 비롯한 주요 교단이 소속돼있는 한국교회연합도 한기총의 이단 해제 결정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해 한기총 이단 해제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 개최된 WCC 제10차 총회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세계 기독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였다.ⓒ뉴스미션

WCC 부산총회, 한국교회 ‘성과’와 ‘과제’ 남겼다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WCC) 제10차 총회가 올해 10월 부산에서 개최됐다. 이번 총회는 WCC 역사상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총회였다.

특히 이번 총회는 기독교의 중심지가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이동하고 있는, 변화된 세계 기독교 지형도를 재확인한 총회였다. 또한 130년의 짧은 기독교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의 성장 비결과 잠재력을 세계 교회에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총회가 진행된 만큼 세계 기독인들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고, 총회 막바지에는 남북한 교회 차원과 정치·국제적 차원의 협력 및 권고 사항이 담긴 ‘한반도평화통일에관한성명서’가 채택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총회에서는 향후 7~8년간 세계 교회의 흐름을 주도할 ‘선교선언문’과 ‘일치선언문’도 채택됐다.

이번 부산 총회의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교회에서 배출된 WCC 리더십이다. WCC는 공동회장에 장상 목사(기장)를, 중앙위원·실행위원에 배현주 교수(부산장신대)를 선임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WCC를 둘러싸고 오랜 시간 깊어져있던 교회 분열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WCC 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의 보수 교단 등은 ‘종교다원주의’ 등의 이유로 총회 개최를 거세게 반대했다. 반대 측은 총회 기간 동안 총회 장소인 부산 벡스코에서 반대 집회와 시위 등을 벌여 양 측의 첨예한 입장 차를 보여줬다.

이밖에도 북한이 이번 총회에 함께 참여하지 못한 것과 ‘한반도평화통일에관한성명서’에 북한 인권에 관한 내용이 빠진 것 등도 이번 WCC 총회에 대한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주요 교단들 ‘세습방지법안’ 결의

올해는 교회의 해묵은 문제인 ‘교회 세습’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 변화가 드러난 해였다.

지난 해 감리교 세습방지법 통과가 사회적인 관심을 집중시킨 가운데 올해 초부터 주요 교단 지방회와 노회에서는 세습방지를 위한 법안 마련 움직임을 시작했다. 기장 군산노회, 예장고신 경기노회, 예장통합 평양노회와 경남노회 등이 세습방지법안을 상정해 교단들의 9월 총회에서 ‘교회세습방지법’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예장통합은 제98회 총회에서 세습방지법안을 통과시키고 이번 회기부터 법안을 즉시 시행키로 했다. 예장통합은 이 법안의 통과를 놓고 총 1033명의 총대원 중 870명이 찬성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도 세습을 법으로 금지하는 교단 대열에 합류했다. 기장은 “부모가 담임목사로 있는 교회에 그의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를 연속해서 동일 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는 법제부의 상정안을 받아들였다. 기장 또한 예장통합과 마찬가지로 찬성 205표 반대 49표로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반면, 예장합동은 서울강남노회와 서대구노회에서 올린 ‘세습 불가’ 입장을 받았지만 구체적 법안 마련은 논의하지 않았고, 예장합신 총회에서는 세습금지에 관해 논의되긴 했지만 헌의가 거부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