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이 2020 도쿄올림픽을 여자복식 동메달 1개로 마감했다.
 
▲ 2020년 한 자리에 모여 기념 사진을 찍은 배드민턴 대표팀 선수들. 왼쪽부터 신승찬, 이소희, 안세영, 공희용, 김소영. (사진제공=연합뉴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이어 2개 대회 연속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1992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이어진 올림픽 메달 명맥을 이었지만, '효자 종목'으로 불리던 시절을 떠올리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에서 배드민턴 대표팀은 메달로는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성과를 냈다. 감동과 희망을 남긴 것이다.

2일 한국의 '자매 대결'로 열린 김소영(29·인천국제공항)-공희용(25·전북은행)과 이소희-신승찬(이상 27·인천국제공항)의 여자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선수들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줬다.

코트에서는 냉정하고 치열하게 싸웠지만, 경기가 끝나고 승패가 갈리자 선수들은 서로를 아끼는 동료로 돌아가 진한 눈물을 흘렸다.

승리를 가져가며 동메달을 목에 건 김소영-공희용은 이소희-신승찬이 해온 노력을 생각하며 "미안하다"며 위로했고, 이소희-신승찬은 김소영-공희용이 이기고도 자신들 때문에 크게 기뻐하지도 못한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김소영-공희용과 이소희-신승찬은 대표팀 내부 경쟁을 통해 세계 정상급 여자복식조로 성장했다.

서로 경쟁하고 자극을 받으면서, 또 서로 응원하면서 성장하는 시너지를 낸 관계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기에 말보다는 뜨거운 눈물로 서로의 마음을 전달했다.

대표팀의 막내 안세영(19·삼성생명)은 투혼으로 감동을 줬다.

중학교 3학년에 성인 태극마크를 단 여자단식 안세영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대진운이 따랐더라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8강에서 '천적'인 천위페이(중국)를 만나 4강 진출에 실패하고 눈물을 쏟았다. 천위페이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진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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