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전 대표이사 ⓒ데일리굿뉴스 
숲이 사라지고 있다. 2020년 한 해 동안 한국 국토의 절반(4만 2,000㎢)에 해당하는 숲이 사라졌다.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GFW)의 보고다. GFW는 세계의 숲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조사 분석하는 기관이다.

GFW는 숲이 파괴되는 원인으로 무분별한 벌채와 산불을 꼽았다. 파괴된 숲의 40%가 브라질에위치하고 있다. 브라질의 아마존 숲은 지구의 허파로 불릴 만큼 중요한 산소공급원이다. 숲이 사라진 아마존은 초원(사바나)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숲이 사라진 초원은 머지않아 사막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벼랑으로 몰리고 있는 생명의 위기다. 지구온난화가 숲의 습기를 빼앗아가면서 산불을 일으킨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숲의 습도가 떨어져 불이 번지기 쉬운 건조한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온난화가 불을 부르고, 불은 다시 숲을 태우며 온난화를 가속시킨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는 아마 머지않은 장래에 겨울이 없는 시절을 맞게 될 것이다.

광주과학기술원 윤진호 교수 연구팀은 “지구 기온이 2℃ 오르면 12월과 1~2월부터 산불 발생이 시작될 것”으로 보았다. 눈을 볼 수 있는 겨울이 없어진다는 말이다. 도시화 산업화로 숲이 사라지는 것을 넘어 온난화 열병이 절정이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세계 각국이 위기를 공감하는 분위기다. 나무심기에 나섰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이 ‘1조 그루 나무심기’를 핵심의제로 채택하면서부터다.

한국은 향후 30년간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기로 했다. 올 한해 4,800만 그루를 심어 72만 5,000톤가량의 탄소를 감출한다는 목표다. 미국은 ‘1조 그루 나무심기 법률안’을 발의했다. 영국은 현재 13%인 산림비율을 20%까지 높인다. 캐나다는 10년간 20억 그 루를 심겠다고 밝혔다.

젊은숲이 탄소흡수량·경제가치 높아

유엔도 산림조성이 부작용 없이 탄소중립으로 가는 가장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책이라고 밝혔다. 숲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가장 자연친화적인 해법이다. 그렇지만 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숲의 탄소흡수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늙은 나무는 탄소흡수의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숲의 노령화를 예방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숲의 탄소흡수량은 연간 4,500만 톤 수준이다. 2050년에는 탄소흡수량이 70%가 감소한다는 전망이다. 산림의 노령화(50년생 이상) 때문이다. 개선대책이 필요하다.

산림은 소중한 자원이다. 산림을 지키는 데만 몰두하면 경제적 가치를 포기하는 것이다. 나무는 베어서 쓰고 다시 심고 가꾸어야 한다. 경제적 자원으로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이다.

필자는 기자 시절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나무농장을 취재할 기회가 있었다. 나무 농장은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부지에 조성되어 있었다. 어린나무부터 목재감의 어른 나무까지 키순으로 열 지어 서서 숲을 이루고 있었다.

나무를 베고 다시 그 자리에 어린나무를 심는 방식으로 관리된다. 어린나무가 상품가치가 있는 큰 나무로 자라면 다시 순차적으로 목재로 베어지는 순환구조다. 농장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넓기 때문에 지속가능하다.

‘젊은숲’이어서 높은 탄소흡수력과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다. 미국처럼 큰 땅을 가졌기에 가능하다. 참 부럽다. 나무목장의 관리시스템이라도 배워야 할 점이다.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의 63%가 산림이다. 반면 산림의 경제성은 매우 낮다. 산지의 대부분이 경사도가 높아 접근이 어렵다. 나무의 종류와 크기도 다양해 상품성이 떨어진다. 많은 비용이 드는 구조다. 그만큼 경제 효율성이 낮다. 때문에 방치하는 측면도 있다. 노령화가 가속되고 있다. 산림의 선순환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큰 장애물이다.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병암 산림청장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주무부처는 책임감으로 탄소 흡수원 확충을 위해 노령숲을 젊은숲으로 바꾸는 데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경제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산림청의 취약한 위상과 구조로는 불감당이다. 범정부 차원에서 위상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숲의 공익가치 34%가 기후변화 예방

숲은 마지막 남은 생명의 피난처다. 찌든 도시의 일상을 털고 위로와 휴식이 있는 쉼터다. 새로운 힘과 건강을 축적하는 공간이다. 바로 숲이 우리에게 주는 공익적 가치다. 그 규모를 221조 원으로 평가한다. 국민 1인당 연간 428만 원의 혜택이다.

숲의 공익가치 중에서 43.2%가 기후변화 예방과 관련된다. 이산화탄소(CO₂) 등 온실가스의 흡수 저장기능이 34.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산소 생산기능 5.9%, 공기질 개선기능 2.7%, 도시 열성화를 낮추는 기능 0.4%다. 유엔이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산림조성을 꼽는 이유다.

75번째 식목주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 나무를 심는 식목보다 생명을 심는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일은 공익을 넘어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20살 청년 참나무숲 1헥타르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16톤이다. 승용차 7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를정화한다.

숲을 가꾸고 나무를 심는 것은 건강한 생명의 터전을 만드는 일이다. 범국민적 참여와 정부의 엄중한 정책이 필요하다. 행복한 삶을 지켜줄 책무다.

[김명전 GOODTV·데일리굿뉴스 대표이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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