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스트 미션은 지난해 4월 경기도 김포 구래동에 '르호봇 코워십스테이션'을 설립한 이후 교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지난 12월 두 번째 공유예배당을 마련했다. 재정 부담도 덜고, 목회 고민도 함께 나눌 수 있단 입소문이 나면서 목회자들의 연락이 쏟아졌다.
공유예배당 설립은 김포명성교회 김학범 목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명성교회 부목사 출신인 김 목사는 21년 전 김포에 명성교회를 개척했다. 목회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겠다는 인식을 해온 김 목사는 창립 20주년을 맞은 지난 2019년, '교회성장'을 접고 '교회섬김'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결심했다. 존립 위기에 놓인 작은 교회들에 예배 공간을 제공하면서 재정 경감은 물론 교회들이 강소형 교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겠다는 비전을 품었다.
교인들도 이같은 취지에 공감했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 2019년 9월 김포명성교회는 사용하고 있던 건물을 매각하고, 같은 해 12월 인근 상가 건물에 입지를 마련해 인테리어 공사 작업에 들어갔다. 설립 예산은 김포 명성교회가 매각한 비용으로 전액 부담했다. 이렇게 탄생한 게 김포 구래동에 위치한 '르호봇코워십스테이션'이다. 총 8개 교회가 입주했고 이 중 한 곳이 김포 명성교회다.
지난 8개월간 코워십스테이션에 입주한 교회들은 재정난을 딛고 건강하게 자립해갔다. 비품 구비나 인력부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해결되다 보니 사역의 집중도도 더 높아졌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를 향한 공동의 비전을 나누고 함께 실현해 갈 동역자들이 생긴 것이 작은 교회들에겐 새 활로를 열어주는 계기가 됐다. 8개 교회 목사들은 한자리에 모여 바람직한 목회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각자 가진 사역의 강점을 내세워 목회 전략을 공유하고 궁극적으론 각 교회가 강소 교회로 자립해 갈 수 있도록 협력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공유 예배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했다. 두번째 공유예배당 ‘엔학고레 코워십스테이션’은 김포 풍무동에 자리 잡았다. 상가건물 5층, 50평 남짓한 이곳에선 각기 다른 교단의 네 개 교회 △굿뉴스페이스교회(오강훈 목사) △김포명성교회(김학범 목사) △그리스도의몸교회(김동은 전도사) △새힘교회(김병환 목사)가 함께 하고 있다.
첫번째 예배당은 어시스트 미션이 설립에 전액을 부담했다면 이번 예배당은 보증금 3천만 원만 부담하고 7천만 원 상당의 인테리어 비용은 성도와 기업 등이 십시일반 모아 마련됐다. 예배당 외 자모실과 영접실, 기도실 등 필수 공간으로 알차게 구성했다.
교회들은 주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예배 시간을 달리해 예배당을 나눠쓴다. 주일 포함 일주일에 두 번, 두시간씩 공간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지난 12월 6일 '엔학고레 코워십스테이션'에서 첫 예배를 시작한 그리스도의몸교회의 경우 가정이나 캠핑장을 대관해 예배를 드리는 등 건물보다 사람 중심에 중점을 두고 사역해왔다. 최근 코로나19로 목회 현장에도 변화가 찾아오면서 코워십스테이션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스도의몸교회 김동은 전도사는 "코워십스테이션은 내 건물, 내 공간이라기보다 우리 공간, 우리가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공간의 의미를 담은 곳"이라며 "비대면 시대가 본격화된 만큼, 표면적인 건물 자체에 매이지 않고 한 성도를 세우는 일에 집중하는 목회 방향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어시스트 미션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공유 예배당을 늘려갈 계획"이라며 "두 개의 코워십스테이션이 참고 모델이 돼 개교회나 노회 차원에서도 이같은 형태의 공간 조성에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작은 교회들이 코로나19로 도태되지 않고 위기를 기회 삼아 강소형 교회로 자립해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