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아닌 사람 중심"…예배당 나눠 쓰는 교회들

이정은 기자(amyrhee77@goodtv.co.kr)

등록일:2021-01-06 14: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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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예배당을 공유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교회들이 있다. 월 관리비 30만 원만 내면 이용이 가능해 임대료 등으로 힘겨워하는 작은 교회들의 재정 부담을 줄였다. '코워십스테이션'으로 불리는 이 사역은 김포 명성교회가 세운 선교단체 '어시스트 미션'이 코로나로 어려워진 작은 교회들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경기 김포 ‘엔학고레 코워십스테이션’ 입구ⓒ데일리굿뉴스

어시스트 미션은 지난해 4월 경기도 김포 구래동에 '르호봇 코워십스테이션'을 설립한 이후 교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지난 12월 두 번째 공유예배당을 마련했다. 재정 부담도 덜고, 목회 고민도 함께 나눌 수 있단 입소문이 나면서 목회자들의 연락이 쏟아졌다.

공유예배당 설립은 김포명성교회 김학범 목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명성교회 부목사 출신인 김 목사는 21년 전 김포에 명성교회를 개척했다. 목회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겠다는 인식을 해온 김 목사는 창립 20주년을 맞은 지난 2019년, '교회성장'을 접고 '교회섬김'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결심했다. 존립 위기에 놓인 작은 교회들에 예배 공간을 제공하면서 재정 경감은 물론 교회들이 강소형 교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겠다는 비전을 품었다.

교인들도 이같은 취지에 공감했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 2019년 9월 김포명성교회는 사용하고 있던 건물을 매각하고, 같은 해 12월 인근 상가 건물에 입지를 마련해 인테리어 공사 작업에 들어갔다. 설립 예산은 김포 명성교회가 매각한 비용으로 전액 부담했다. 이렇게 탄생한 게 김포 구래동에 위치한 '르호봇코워십스테이션'이다. 총 8개 교회가 입주했고 이 중 한 곳이 김포 명성교회다.

지난 8개월간 코워십스테이션에 입주한 교회들은 재정난을 딛고 건강하게 자립해갔다. 비품 구비나 인력부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해결되다 보니 사역의 집중도도 더 높아졌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를 향한 공동의 비전을 나누고 함께 실현해 갈 동역자들이 생긴 것이 작은 교회들에겐 새 활로를 열어주는 계기가 됐다. 8개 교회 목사들은 한자리에 모여 바람직한 목회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각자 가진 사역의 강점을 내세워 목회 전략을 공유하고 궁극적으론 각 교회가 강소 교회로 자립해 갈 수 있도록 협력하기 위해서다.
 
 ▲경기 김포 공유 예배당에 함께 하고 있는 4개 교회ⓒ데일리굿뉴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공유 예배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했다. 두번째 공유예배당 ‘엔학고레 코워십스테이션’은 김포 풍무동에 자리 잡았다. 상가건물 5층, 50평 남짓한 이곳에선 각기 다른 교단의 네 개 교회 △굿뉴스페이스교회(오강훈 목사) △김포명성교회(김학범 목사) △그리스도의몸교회(김동은 전도사) △새힘교회(김병환 목사)가 함께 하고 있다.

첫번째 예배당은 어시스트 미션이 설립에 전액을 부담했다면 이번 예배당은 보증금 3천만 원만 부담하고 7천만 원 상당의 인테리어 비용은 성도와 기업 등이 십시일반 모아 마련됐다. 예배당 외 자모실과 영접실, 기도실 등 필수 공간으로 알차게 구성했다.
 
 ▲경기 김포 ‘엔학고레 코워십스테이션 예배당 모습ⓒ데일리굿뉴스

교회들은 주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예배 시간을 달리해 예배당을 나눠쓴다. 주일 포함 일주일에 두 번, 두시간씩 공간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지난 12월 6일 '엔학고레 코워십스테이션'에서 첫 예배를 시작한 그리스도의몸교회의 경우 가정이나 캠핑장을 대관해 예배를 드리는 등 건물보다 사람 중심에 중점을 두고 사역해왔다. 최근 코로나19로 목회 현장에도 변화가 찾아오면서 코워십스테이션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스도의몸교회 김동은 전도사는 "코워십스테이션은 내 건물, 내 공간이라기보다 우리 공간, 우리가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공간의 의미를 담은 곳"이라며 "비대면 시대가 본격화된 만큼, 표면적인 건물 자체에 매이지 않고 한 성도를 세우는 일에 집중하는 목회 방향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어시스트 미션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공유 예배당을 늘려갈 계획"이라며 "두 개의 코워십스테이션이 참고 모델이 돼 개교회나 노회 차원에서도 이같은 형태의 공간 조성에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작은 교회들이 코로나19로 도태되지 않고 위기를 기회 삼아 강소형 교회로 자립해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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