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올여름 한국과 중국, 일본은 폭우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근본적인 요인으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 저자는 <2050 거주불능 지구>에서 “기후변화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30년 뒤인 2050년에는 전 세계 대부분 주요 도시가 생존 불가능한 환경으로 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제공=픽사베이)

“기후변화, 사회 전 부문 영향 미칠 것”

뉴욕매거진 부편집장으로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재난 시나리오를 오랫동안 취재해온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2050 거주불능 지구>에서 “기후 비상사태의 현주소는 어느 때보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30년 뒤인 2050년에는 전 세계 대부분 주요 도시가 생존 불가능한 환경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책<2050 거주불능 지구>, (사진제공=추수밭)

그는 특히 화석 연료를 계속 태우는 과정에서 기후변화가 이어진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기후에너지 전문가들도 “장마 기간이 예년보다 길어지고, 전국에 심각한 폭우 피해가 발생한 것”이 화석 연료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가기후환경회 반기문 위원장은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관련 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미세먼지, 대기 질과 관련해 OECD 국가 36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라며 “기후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 석탄 발전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환경부와 기상청이 최근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반도의 기온 및 강수 변동성은 전 지구적인 온난화 현상 및 장기적 기후 변동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생태계 분포와 종 변화, 재배작물의 변화, 질병 발생 증가 등 사회 전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변화는 인류의 생활습관 및 먹거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고서는 벼 생산이 감소하고 사과 재배적지가 없어진다고 분석했다. 감귤은 강원도 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해지고 폭염일수가 지금의 3배 이상 늘어난다는 전망도 나왔다. 온도가 상승하면서 동물 매개 감염병이나 식품 매개 감염병도 증가하게 된다.

저자는 기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러한 기후변화가 인류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 그럴수록 여성과 65세 이상 노인, 심뇌혈관이나 호흡기계질환을 가진 이가 폭염 위험에 더 취약해진다는 평가다.

또한 저자는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전염병의 세계화도 우려한다. 지구가 뜨거워짐에 따라 점점 더 널리 이동하는 모기들이 퍼뜨리게 될 질병은 황열병 말고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지구의 기온이 상승할 때 나타나는 구체적인 변화를 기술하며, 인류가 무엇에 대비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기온 상승이 2도 증가하면 빙상이 붕괴되기 시작해 4억 명 이상이 물 부족을 겪게 되며, 적도 지방 주요 도시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한다. 3도가 증가하면 남부유럽이 영구적인 가뭄에 시달리고, 중앙아시아는 지금보다 19개월 더 오래 지속되는 건기를 겪는다. 4도 늘어나면 라틴아메리카에서만 뎅기열 발발 사례가 800만 건 이상 증가하고, 식량 위기는 거의 매년 전 세계에 닥친다. 폭염 관련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9% 늘어난다.

저자는 “지구가 얼마나 뜨거워질까?”라는 질문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은 절망할 겨를도 없이 가까이 다가왔다’는 저자의 말처럼 탄소 배출 억제를 위한 국제사회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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