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앞두고,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후보들의 금권선거 루머가 퍼져 의혹을 낳고 있다.
 
▲한기총 선관위원장 이승렬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뉴스미션

논란 일자 “적절치 않은 발언 취소한다” 말 바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후보로 홍재철 목사와 엄기호 목사가 후보로 나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모 후보가 대표회장 당선을 위해 선거자금 5억 원을 투입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관련 사실은 13일 오전 11시 30분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기총 총무협의회 기자회견에서 불거졌다. 예정도 없이 갑자기 열린 총무협의회의 기자회견 주제는 ‘대표회장 공명선거를 위한 캠페인’이었다.

기자회견 사회를 본 황연식 총무(예장 호헌)는 “교단 총무들이 모여서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자리로 마련했다”며 취지를 밝혔다.

그런데 이 자리에 격려사를 전하기 위해 참석한 한기총 선관위원장 이승렬 목사가 발언 중 모 후보의 금권선거 루머가 돌고 있다는 폭탄 발언을 던져 충격을 줬다.

이승렬 선관위원장은 “선거 자금으로 모 후보가 5억 원을 투입했다는 확실한 정보를 알고 있다. 금권선거를 근절하기 위해 후보가 누가 되든지 돈을 사용하는 사람은 색출해서 영원히, 두 번 다시 금권선거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갑작스런 돌발 발언에, 기자회견장이 일순간 소란해지며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지자 이승렬 목사는 “개인적으로 찾아오면 답변해주겠다”며 회견장을 떠났다.

기자회견을 마련한 총무들은 당황하며 “격려해주러 선관위원장님이 오신 것인데 취지에 맞지 않는 말을 하셨다”며 “선관위원장의 말씀은 없던 것으로 해달라”고 기자들에게 당부까지 했다.

그러나 기자들의 항의에 10분 뒤 다시 기자회견장을 찾은 이승렬 목사는 “(관련 사실이) 선관위원회에 접수되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법적으로 진행됐을 것”이라며 “그런 이야기가 나에게 많이 들려왔다. 만들어낸 얘기는 아니고 그런 얘기를 들려준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고 생각하고 발언을 취소하겠다”고 돌연 말을 바꿨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1시간 뒤 금권선거 관련 발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이승렬 선관위원장을 만났다.

하지만 이승렬 선관위원장은 관련 발언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런 저런 소문이 들린 것일 뿐이고,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으니 이번에는 공명선거 하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 발언을 취소했는데 더 이상 말할 게 있냐”며 발뺌했다.

한편 이날 총무협의회 기자회견이 있기 직전에는 한기총 선관위원회 회의 및 임원회의가 각각 열렸다.

비공개로 진행된 임원회의에서 이승렬 선관위원장은 선관위원회의 경과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가 밝힌 ‘모 후보의 5억 원 금품 의혹’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 임원회는 밝히지 않았다.

2년 전 한기총을 파국으로 몰고 갔던 대표회장 금권선거의 악몽이 한국교회에 큰 후유증으로 남은 상황에서, 이승렬 선거관리위원장의 경솔한 발언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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