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미세먼지 관리 기간에 서해안과 남해안 대규모 산업단지 밀집지역에 비행선을 운영할 계획이다.(사진제공=연합뉴스)

한 번 충전으로 4시간 이상 비행…서해안·남해안 산단에 2대 시범 운행

5일 충남 당진 송악읍에 있는 아산 국가산업단지에서 초분광 카메라를 장착한 11m 길이의 흰색 비행선이 하늘로 떠올랐다.

빨간 꼬리 날개를 단 비행선 흰 몸체에는 환경부 마크와 '미세먼지 감시'라는 글자가 크게 쓰여 있다.

이번 비행선은 환경부가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기존 무인항공기(드론), 이동식 측정 차량에 더해 앞으로 새롭게 활용하게 될 초경량 비행 장치다.

비행선이 산업단지나 오염 관련 주민 민원이 심한 지역 300m 상공에서 감시하다가 과도하게 오염 물질을 내뿜는 사업장을 찾아내면 지상에서 이동 측정 차량과 단속반이 현장에 투입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비행선은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인근 공장 굴뚝 부근으로 금세 이동했다가 돌아왔다. 이후 15분가량 상공을 배회한 뒤 지상으로 착륙했다.

이날 비행선은 추락 위험 때문에 공장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측정하지 못했다. 비행선을 안전하게 띄우기 위해선 바람이 초속 7m 이하여야 하는데, 이날은 초속 10m 이상으로 바람이 강하게 분 탓이다.

다만 비행선이 이날 대기 중에서 측정한 미세먼지나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등은 모두 기준치 미만으로 나타났다.

대기 질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보통 바람도 잔잔하기 때문에 비행선으로 감시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국립환경과학원은 전했다.

현재 도입돼 사용 중인 드론의 비행시간이 20분 내외로 짧은 데 반해 무인비행선은 헬륨을 활용해 에너지 소모가 적다. 한 번 충전으로 4시간 이상, 왕복 140㎞에 달하는 거리에도 사용할 수 있다.

'미세먼지 측정', '미세먼지 감시'라고 쓰인 무인비행선이 산업단지 위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캠페인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환경부는 기대하고 있다.

김종률 금강유역환경청장은 "2년 전 경기도 포천 가구단지에 드론을 띄워 단속한 적 있는데, 사업장들이 처음엔 어리둥절하다가 공장 가동을 줄여 오후에 배출된 오염 물질이 오전보다 50% 이상 줄어든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비행선으로 감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비행선이 적정하게 운영되는지 살펴보고자 이달 3일부터 사흘간 아산 국가산업단지에서 시범 운행을 했다.

앞으로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 기간에 서해안(시화·반월, 당진, 서천, 대산)과 남해안(여천, 여수, 울산)의 대규모 산업단지 밀집 지역에 비행선 2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비행 금지 구역이 많은 서울 등에도 도입을 위한 검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한승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첨단 기법이 도입되면 보다 효율적일 것"이라며 "무인비행선 도입이 국내 미세먼지 저감과 감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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