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좌절에 빠지거나 심지어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고난의 가시밭길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주어진 고난의 길을 헤쳐 나가는 사례들은 은혜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별기획 '복음이 희망이다'에서는 고난 중에도 변함없이 하나님을 신뢰하며 믿음의 열매를 맺어나가는 가슴 따뜻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복음을 전하는 일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책무지만 과거와 달리 전도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공공장소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복음을 제시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복음에 빚진 자'의 심정으로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외치는 노부부가 있다. 부부는 38년 째 거리와 지하철 역사에서 '당신이 진정한 복을 누리길 바란다'는 축복의 말을 전하고 있다.
 
 ▲38년 째 거리와 역사에 나가 복음을 전하고 있는 지사라 사모, 송베드로 목사ⓒ데일리굿뉴스

"복음에 빚진 자로서 구원의 은혜를 갚을 길은 다른 영혼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 밖에 없죠."
 
송베드로 목사(76)·지사라 사모(75)는 '내 사명은 평생 복음 전하는 일이다'란 생각으로 가는 곳마다 전도에 힘을 쏟고 있다. 2~3주 마다 한 번씩 지하철 역사에 나가 전도지를 나눠주고, '예수님을 믿어야 구원을 얻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분들 예수님께로 오세요. 예수님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가까운 교회에 나가 예수님 믿고 축복 받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과 자녀와 가정이 복을 받기를 축복합니다."
 
지 사모는 출근 시간대를 피한 오전 10시에 지하철 전도를 시작한다. 지하철에 몸을 싣고 끝 칸부터 한 칸씩 이동하면서 2분 이내로 짧게 복음을 나눈다. 마지막에는 "축복합니다, 수고하십시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전도는 지하철 역사에 내려서 전도지를 나눠주는 것으로 끝이 난다.
 
뒤늦게 깨달은 구원의 기쁨
 
"매일 전도 다니니까 주변에서 미쳤다고 했어요. 심지어는 가족까지도요. 거기에다가 늦게 신학대 졸업해서 교회·기도원 개척하니까 더 그런 소리를 들었죠."
 
전도에 열심이던 지 사모는 소위 '못 말리는 전도자'로 통했다. 뒤늦게 전도 열정을 갖게 된 송 베드로 목사도 마찬가지였다. 큰 북을 치거나 자동차 앞뒤에 스피커를 달고 다니며 복음을 전했다.
 
이들 부부가 원래부터 전도에 열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사라 사모는 결혼을 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기독교 집안이었던 시댁식구를 따라 교회에 출석하면서 믿음이 굳건해졌다. 예수님을 전하고 싶다는 열정이 생기면서부터는 신학대학교를 다니며 기도원 개척에 힘썼다.
 
송베드로 목사는 평신도 사업가였다.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지만 신앙이 뜨겁진 않았다. 신학대를 다니던 지사라 사모가 용인에 기도원을 개척하러 내려간다고 했을 때 완강히 반대했다. 그럼에도 아내의 뜻을 굽힐 수 없던 송 목사는 사업체를 접고 지 사모를 따라 내려왔다.
 
송 목사는 말씀을 보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소 외양간 300평을 기도원으로 가꾸면서 말씀과 기도에 매진했다. 성경에서 낮은 자의 모습으로 사셨던 예수님을 보면서 "평생을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신학교에도 진학했다.
 
 ▲송베드로 목사는 전도할 때 '예수 생명'이 적힌 35년 된 흰 가운을 꼭 입는다고 말했다. 번갈아가며 복음을 전하던 부부는 "무관심한 것 같아도 복음을 가만히 듣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굿뉴스

"영혼 구원 그 무엇보다 귀해"
 
부부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미국 등지를 다니며 전도하고, 교회·기도원을 개척했다. 사역을 하면서 부부는 영혼들이 복음을 듣고 기도와 예배로 변화되는 모습을 목격했다.
 
지 사모는 "전도를 통해 이단에 빠졌던 사람이 교회로 돌아오는가 하면 간질을 앓던 사람이 치유를 경험했고, 불임으로 힘들어 하던 부부가 기도로 아이를 갖게 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전도 외에도 탈북 청소년의 사회 정착에 관심을 가졌다. 탈북자 정착 기관인 하나원에서 온 청소년 열댓 명에게 식사를 제공하면서 언어, 생활, 신앙교육을 받도록 도왔다. 이런 사실이 알려져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사역을 하며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해 눈물 흘리던 시간도 있었다. 그때마다 지 사모는 "하나님이 다 아신다.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갚아주시고 기도에 응답하신다고 격려하면서 믿음으로 걸어왔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너무 괴로워 금식기도를 하면서 하나님께 왜 이렇게 쉽지 않은 길을 가게 하시냐고 투덜거렸던 적도 있었지만 예수님은 힘든 순간에도 저의 곤고한 심령에 위로를 주셨다"고 고백했다.
 
 ▲지하철 역사 입구에서 직접 제작한 전도지를 나눠주고 있는 지사라 사모ⓒ데일리굿뉴스


전도를 따로 나가지 않는 날에는 가정에서 예배하며 기도에 매진하고 있다. 가끔 외부에서 부흥집회 요청이 들어오면 송 목사가 강사로 섬기곤 한다.
 
부부는 무엇보다 미국에 교회 겸 기도원을 세워 사역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기도하고 있다. 교회 이름은 '세계인의교회·세계인의기도원'으로 지을 생각이다.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전 세계 사람들이 기도하는 처소를 세우고 싶다"는 것이 부부의 바람이다.
 
"저희는 복음 전하는 게 가장 큰 상급이라고 믿어요. 복음전파는 예수님의 마지막 부탁이에요. 우리는 영혼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잃어선 안 됩니다. 한 영혼이 구원받으면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시겠어요? 주님은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신다고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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