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말, 때아닌 가을 황사와 미세먼지가 뒤덮은 전국은 온통 회색빛이었다. 올겨울에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심상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하는 포럼이 열렸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와 함께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기오염 및 기후변화 대응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은 대기오염 및 기후변화 대응 국제포럼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총리, 국제사회의 협조 촉구
한·중 양국 공동대응 이어가기로

 
대통령 직속 기구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이하,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 반기문)가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와 함께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기오염 및 기후변화 대응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반기문 위원장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등 국내 인사 250여 명과 리간지에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 남스라이 체렝바트 몽골 환경부 장관 등 외국 인사 1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3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개회사 축사에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대응에 국제적 협력은 불가결하다. 대기의 흐름에 국경이 없다면 그 대응도 국경을 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국제사회의 협조를 촉구했다.
 
또 이 총리는 "한국과 중국은 대기오염 연구와 정보를 공유해왔다. 한국 계절관리제도 중국과 협력하면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라며 "한국과 몽골도 일정한 협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세먼지 이동 관련 한·중·일 3국 공동 연구결과가 이달 중 공개된다. 이를 계기로 3국 협력이 확대·강화되길 바란다"며 "동아시아 포함 국제사회가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과학기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특히 중국과의 협력에 관심이 쏠렸다. 포럼에 참석한 중국은 양국 간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한반도에 유입되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아,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리간지에 장관은 중국 정부가 기후변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 장관은 "대기 분야에서 동북아 협력 틀을 계속 확대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한·중 환경 협력센터를 설립했다"며 "올해부터는 '청천(晴天) 플랜'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 장관은 "중국이 전례 없는 역량으로 노력해왔다"며 "중국 대기질 개선은 빠르게 발전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중국 정부의 정책 효과를 강조했다. 리 장관은 "대기오염 방지 사업의 성과로 지난해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3년보다 43% 하락했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대고 설명했다.
 
리 장관은 포럼 이후 진행된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과의 양자 면담과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의 한·중 환경장관 연례회의에서도 중국 정부의 정책 효과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리 장관은 "중국 정부의 대기오염·기후변화 관련 대응 성과는 아주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전례가 없고 국제사회에서도 드문 사례"라고 자부했다.
 
한편 양국은 이날 환경장관 연례회의에서 앞으로 대기오염 방지 기술력을 향상하기 위해 기관 간 인력·기술 교류 및 노후 경유차 등 배출가스 규제, 친환경 자동차 확충을 위해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또 예보 정보 공유 등으로 대기 질 예보 수준을 높이고 환경 시장·기술·기업 등의 정보 공유, 대기오염 방지 기술 실증화 등 환경산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청천계획'의 세부 협력 사업 발굴과 이행 상황에 대해선 한·중 환경 협력센터가 담당하기로 했다. 협력사업의 비용은 양측이 상호 협의해 정하지만, 사업을 제안하는 측에서 우선 지원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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