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인류를 대체하는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복음이 유효할까.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일상 속에 침투하게 되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이로움을 주면서도 그 이면엔 윤리적 문제와 몰가치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곧 맞닥칠 인공지능 시대에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20일 광림교회사회봉사관에서 'IWMC One Day Seminar'가 열렸다.ⓒ데일리굿뉴스

인공지능의 체계…각종 문제 야기돼 
 
"인공지능 시대에 교회가 그리스도를 증거함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세속적 물질주의'입니다. 물질에 소망을 가지고 '인간도 근본적으로 물질에 불과하다'는 이 철학은 훗날 교회를 크게 위협할 것입니다"
 
광림교회는 지난 18일부터 'IWMC 2018 웨슬리목회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 초청된 세계적인 석학 폴 벤더 사무엘 학장(옥스퍼드선교신학원)은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에 이렇게 우려했다.
 
'인간은 물질에 불과하다'는 생각은 인공지능을 뒷받침하는 사상체계다. 그는 이 같은 생각이 '인간의 존엄성' 문제를 비롯해 수많은 문제를 낳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무엘 학장은 "AI가 지배하는 세상이 곧 도래할 것"이라며 "여기서 '통제와 책임'의 문제도 뒤따른다. 오늘날 생명공학자들은 다양한 도구를 가지고 있어 인간의 유전자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통제하기란 어려운 일로, 과학공동체는 탐구에만 목적을 두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사실상 책임에 대한 해석도 다르다"고 밝혔다.
 
또 AI가 '권력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구글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일례로 든 사무엘 학장은 "페이스북의 '좋아요'를 누르는 기능만으로도 이를 누른 사람의 취향까지 모두 알아 낼 수 있다"며 "이런 기능을 정부나 산업에서 사용한다고 생각하자. 너무나 손쉽게 개인의 방대한 정보를 통제할 수 있다. 그렇기에 AI가 악의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교회의 역할 본보기 '초대교회'에 있다
 

그렇기에 교회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하게 강조됐다. 사무엘 학장은 그 역할의 본보기를 '초대교회'에서 찾았다. 본질을 실천한 초대교회들은 당시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의 실천적 모습에 많은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뒤따랐다.
 
그는 "고된 핍박 속에서도 의연하게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초대교회들의 모습이 사회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했다"며 "현재도 이를 적용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성경적 가치를 전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천적 방법으로는 '약화된 공동체성'을 강화시킬 것을 제시했다. 인공지능의 삶은 사람 간의 관계보다 기계에 치중돼 있기에 공동체의 관계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봤다.
 
사무엘 학장은 "인공지능 시대엔 혼란이 난무하다. 기계의 개입으로 인간관계에도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그럴수록 사람들은 되려 진정한 관계를 찾게 될 것이다. 교회가 나서서 공동체와의 진정한 관계 맺기에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가 '다양성'을 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종과 계층 등 다양성을 포함해야 한다"면서 "그 속에서 낳은 배려가 강한 유대를 만든다. 진정한 관계 속에서 소통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다시 한번 '세속적 물질주의'의 경계를 당부했다. 사무엘 학장은 "훗날 교회에 가장 큰 위협은 이슬람 교가 아니다. 세속적 물질주의는 하나님의 역사와 성경적 가치를 배제하므로 심각한 문제가 예상된다"며 "이러한 관념에 대응하려면 오직 성령과 말씀으로 나아가야 한다.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결국 핵심"이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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