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다제내성 결핵환자들을 살리는 자들은 주님이 주신 긍휼한 마음으로 그들을 돕는 모든 후원자들, 그리고 목숨을 다해 그들의 치료에 매진하고 있는 의료진들입니다. 이분들이 계시기에 유진벨이 뛰어다닐 수 있습니다."
 
 ▲스티브 린튼 박사와 그의 아내 이현아 사모ⓒ데일리굿뉴스


북한의 결핵환자들을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는 스티브 린튼 박사(유진벨재단 대표)는 유진벨을 통해 북한을 돕고 있는 한분 한 분의 마음이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원천이라 강조했다. 지난 95년 설립된 유진벨 재단은 북한의 결핵환자를 위해 설립된 것이 아닌 동포들의 식량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북한의 식량난으로 인해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유진벨을 설립하고 북한식량지원을 하게 됐어요. 첫회인 95년에는 20톤 분량의 옥수수가 담긴 컨테이너 60개를 미국에서 북한으로 보낼 수 있었어요. 96년에는 미국의 법이 완화가 돼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옥수수를 보낼 수 있게 됐고요."

유진벨이 북한 결핵환자들을 만나게 된 것은 식량 배급문제가 발단이었다. 당시 중국과 신의주에서 떠돌아다니던 유랑민들 소식을 접한 유진벨이 그들을 위해 미수가루 배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결핵요양소를 만나게 된 것.

"유랑민들을 위해 미숫가루를 마련했었어요. 그들의 생활환경이 요리를 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옥수수보다는 쉽게 만들 수 있는 미숫가루를 구입해서 그들이 주로 모여 있는 신의주와 중국 경계에서 배급을 하려고 했었죠. 그런데 북한당국에서 배급은 북한에서 지정된 장소가 아니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해서 하지 못하게 됐어요. 그래서 이미 구입한 미숫가루는 어떻게 해야 하냐며 물었더니 결핵요양소를 연결시켜 주더군요."

그렇게 만난 결핵요양소로 식량지원을 하던 유진벨은 97년 식량지원에서 결핵환자 치료로 사역을 전환하게 됐다.

"아무래도 북한에 식량 및 생필품을 지원하는 것은 많은 단체에서 하고 있던 것이었어요. 그래서 유진벨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해야겠다고 여겼고 그래서 결핵환자 치료를 하게 됐습니다."

처음 10년간은 X-ray 기계, 검진차, 진단기구를 마련하고 70여개의 결핵 요양소를 돕게 됐다. 이 기간에는 25만명의 결핵환자들을 치료했다. 2000년에 들어서니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북한에 결핵약을 보급하겠다고 했는데 유진벨과 결핵약 보급문제로 논쟁이 발생해, 유진벨은 북한의 서북쪽을 담당하기로 했고 40개 결핵요양소를 지원하게 됐다.

"다제내성 결핵환자 치료는 너무나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에 쉽게 손대려 하지 않아요. 구소련의 경우 결핵환자 3명중 1명이 다제내성이거든요. 또한 다제내성 결핵환자들이 1명 혹은 2명이 발견돼 환자수는 떨어지더라도 치료비는 상승하게 됩니다."

유진벨을 통해 북한에서 다제내성 결핵환자를 WHO에 등록하는 숫자는 연간 1000-1200명 정도다. 그리고 한 명의 다제내성 환자에게 들어가는 치료비용은 5천달러 정도. 처음 다제내성 결핵환자 치료사역할 때는 평안남도지역에서 하게 됐는데 황해남도는 물론 개성까지 확대하게 됐다. 초창기 다제내성 환자는 4-5천명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8,000명 선까지 증가하게 됐다. 더구나 올봄 글로벌펀드가 철수돼 더 이상 WHO로부터 다제내성 환자들이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현재 북한에 결핵환자를 돕는 기관은 저희 유진벨 밖에 없습니다. 올해 말까지는 이미 지원된 약으로 치료하게 되겠지만 내년에는 그것마저 끊어지게 되니까요. 아마도 한국정부에서 북한의 결핵환자들을 위해 지원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저희만 남게 되거든요."

린튼 박사는 북한 다제내성 결핵환자 치료사역은 철저히 그들을 돌보는 의료진과 후원하는 분들이라 강조하며 그들의 헌신에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사역을 하면서 느껴지는건 본질이 훼손되는 현상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어려움에 처한 형제자매들을 돌아보는걸 해야 하는데 자꾸 스티브 린튼이라는 사람이 드러나게 됩니다. 북한사역에 대해 언론보도가 나갈때에도 저만 나타내려고 하는 것을 보게 되요. 정작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성심성의껏 돌보는데 헌신하신 분들은 의료진들과 후원자분들이거든요. 특별히 의료진들 중에는 결핵치료를 하다가 환자로부터 결핵균이 옮기게 돼서 목숨을 잃기도 하거든요."

린튼 박사는 이어서 "유진벨은 질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우리자신의 삶을 나누어주고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게 진정으로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느때든 어떤 방법으로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며 좀더 많은 분들과 교회들이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돕는 일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역을 하면서 아쉬운건 교회들의 참여도가 낮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이웃을 돌보고 형제자매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좀더 크게 냈으면 하거든요. 자선사업은 UN이나 정부기관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 다할 수 있는 고귀한 사역이니까요. 교회가 효율적이고 더 실속있게 그들을 도울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면 유진벨이 할 수 있었으니까요. 또한 우리는 영적 존재이기에 단지 마음이 없이 물질적인 부분으로만 접근하는 것으로는 어떠한 해결도 볼 수 없습니다. 교회가 하나님께서 주신 긍휼한 마음으로 다 가갈 때 저들의 마음은 움직이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 이웃들은 물론 자녀들에게도 좋은 도전을 줄 수 있거든요. 필라한인선교회 임병윤 장로님의 경우 95년부터 함께하셨어요. 그리고 LA에 있는 한길교회 김윤혁 장로님 역시 초창기때부터 함께 하셨고요. 특별히 한길교회 임호 장로님의 경우는 직접 찾아오신 케이스에요. 은퇴이후 보람된 일을 하고 싶으셨다고 하며 지금까지 함께하고 계신답니다."

현재 한국에서 300명, 미국에서 100명 정도 후원자들이 유진벨과 함께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유진벨이 창립된 95년부터 함께했던 분들도 있다고 언 급했다. 반면 린튼 박사는 십시일반 참여한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며 보다 많은 분들과 교회들이 북한의 형제자매들의 아픔을 덜어주는데 함께 동참해 그리스도의 사랑이 온전히 전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의: leeha11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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