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탁구 단일팀으로 혼합복식 경기에 출전한 장우진(미래에셋대우)-차효심(북한) 조가 지난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쓰고 우승했다.
 
▲남북 탁구 단일팀으로 혼합복식 경기에 출전한 장우진-차효심 조가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으로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우진은 출전 전 종목서 메달 수확

남북 선수가 탁구에서 단일팀을 이뤄 금메달을 딴 건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우승 이후 무려 27년 만이다. 당시 단일팀은 현정화와 북한의 리분희를 앞세워 9연패를 노리던 중국의 아성을 허물고 우승했다.

둘은 이날 결승에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를 맞아 3-1(5:11/11:3/11:4/11:8)로 역전승을 거두고 남북대표팀에 이번 대회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북한 선수단 25명을 이끌고 온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은 "차효심-장우진 선수의 혼합복식 금메달은 5일간 남북단일팀의 하나됨과 경기장에 메아리친 뜨거운 응원이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장우진 선수는 시상식 직후 인터뷰에서 "탁구 선수로 활동하면서 소름이 돋은 경우가 몇 번 안됐는데, 많은 분이 응원해줘 소름 그 자체였다"며 "팬들이 많이 오셨고, 이슈가 됐고, 꼭 이기고 싶은 경기였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한 게 사실이다.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경기가 끝나고 나서 세리머니를 하는데 효심 누나가 눈물을 살짝 보이는 걸 보고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울컥했다. 나중에라도 단일팀으로 뛸 기회가 된다면 효심 누나와 다시 복식으로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말했다.

장 선수는 이날 경기 우승으로 자신이 출전한 전 종목(단식·복식·혼합복식)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장우진 선수는 춘천 성수고 시절이던 2013년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 때 남자 단식에서 중국의 유망주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남자탁구의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은 2007년 정상은(28·삼성생명) 이후 6년 만의 쾌거였다. 그는 2014년 코리아 오픈 때는 21살 이하(U-21) 남자단식 정상에 오르며 다시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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