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문제를 고발하는 영화 <더 월>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는 아일랜드의 권위 있는 영화제 중 하나인 제26회 갤웨이 영화제에서(Galway Film Fleadh) 최고 인권영화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북한의 인권문제를 고발하는 영화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영화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도 '눈길'
 
영화는 아일랜드 언론인 출신 데이비드 킨셀라 감독이 체제선전용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북한에 체류하며 촬영한 영상들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약 2년간의 편집작업을 통해 완성된 영화는 북한체제와 비참한 인권실태를 강도 높게 비판한다.
 
주인공 소영은 시인을 꿈꾸지만, 체제 선전용 글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게 된다.
 
영화는 소영이 마주하는 북한 인권의 현실, 주체 사상의 허망함과 함께 목숨 건 탈북 여정을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의 장르를 오가며 독특하게 그려낸다.
 
주인공 소영은 인간으로서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금지된 북한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이념의 문제로 갈라선 한반도의 남과 북, 또 종교적 문제로 대립하는 북아일랜드 현실을 대비시키며 그 이면의 소통과 화해의 문제 또한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한편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영화 촬영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눈길을 끈다. 킨셀라 감독은 본래 젊은 북한 여성 시인의 성장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어 2년 전 북한 정부의 허가를 받아 북한에서 촬영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 촬영을 하던 중 그는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알고 보니 여주인공, 가족, 이웃까지 모두 북한 정부가 동원한 연기자였던 것. 킨셀라 감독은 "북한 당국은 외국인들에게 돈을 받고 촬영을 허가 하면서도, 영화가 본인들의 선전 도구로 활용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후 킨셀라 감독은 본인의 영화에 북한 정부가 천여 명을 동원한 사실을 알게 됐고, 몰래 영화의 주제를 바꾸게 된 것이 바로 영화이다.
 
킨셀라 감독은 예고편을 통해 "북한이 주민들의 생각과 행동을 얼마나 철저히, 엄격하게 통제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그래픽에 공을 많이 들였다"며 "촬영에 협조했던 북한 당국자들이 본다면 기가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를 많이 제작하길 바란다"면서 "북한 주민이 누군가가 정해주고 시키는 대로 세상을 보지 않고,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도울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단절된 소통과 통일의 문제를 이방인 감독은 어떤 시선으로 다루고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영화는 오는 3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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