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든든한 성장판 역할을 감당했던 캠퍼스 선교가 위기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캠퍼스 선교는 황금기였던 1990년대를 지나면서 성장의 동력을 잃어버린 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캠퍼스 선교가 어려움을 겪게 된 원인을 짚어보면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 4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교회의 든든한 성장판 역할을 감당했던 캠퍼스 선교가 위기를 맞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캠퍼스 선교가 어려움을 겪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짚어봤다.ⓒ데일리굿뉴스

캠퍼스 선교가 점점 위축돼 가는 이유에는 치솟는 등록금과 생활비, 취업난 등 청년들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됐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팍팍해진 삶은 신앙생활마저 사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다. 사회적 신뢰를 잃어버린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이단의 증가도 캠퍼스 선교를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오늘의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취업난ㆍ학자금 대출ㆍ불안한 미래…'삼중고' 시달려
 
1986년부터 캠퍼스 사역자로 살아온 김응실 목사(한국대학생선교회 간사)는 대학생이 되면서 예수님을 믿기 시작했다. 지금도 처음 예수님을 믿기로 결단했던 그 감격을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부르심을 따라 30년이 넘도록 청년들을 만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도가 어려워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김응실 간사는 "예전에는 캠퍼스에 여유가 가득했는데 요즘 학생들에게선 여유를 찾아볼 수 없다"며 "종교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갈수록 캠퍼스 선교가 위축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높아진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가 필수가 되고, 취업난으로 인해 과도한 스펙 쌓기에 몰두하게 되면서 캠퍼스 선교가 얼어붙었다고 말한다.
 
기독교에 대한 반감과 이단의 증가도 캠퍼스 선교를 어렵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장근성 학원복음화협의회 상임대표는 "이전에는 종교적 무관심 때문에 힘들었다면, 최근엔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청년들의 팍팍한 삶은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5∼24세 청년실업률은 10.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0.2%p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00년(10.8%)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취업난에 학자금대출 상환은 막막하고 신용유의자로 추락하는 일도 다반사다. 한 해 6000명이 넘는 20대가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악순환이 끊이질 않는다. 가까스로 취업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불안한 고용형태와 낮은 임금에 고통은 계속된다.
 
"가장 큰 고민…취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
 
삶을 즐길 만한 여유가 사라지고 하루하루가 바빠진 청년들에게 캠퍼스에서의 신앙 활동은 사치로 여겨진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한 '9포 세대'를 넘어 모든 걸 포기했다는 'N포 세대'란 말도 회자되곤 한다.
 
성균관대학교에 재학 중인 조현희 학생은 입학하기 전에 기대했던 대학 생활과 막상 경험한 대학 생활은 많이 달랐다고 말한다.
 
조현희 학생은 "대학에 입학할 때만 하더라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컸다"며 "하지만 대외활동, 아르바이트, 학점관리를 다 하려다 보니 역부족이란 걸 느낄 때가 많다. 시간이 정말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두고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아진다. 조현희 학생은 "입학할 때와 다르게 점점 꿈이 좁아짐을 느낀다"며 "공부를 더 해야 할지 아니면 부족한 재정상황을 고려해서라도 일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캠퍼스 선교의 위기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교회는 당장 하루하루의 현실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삶을 끌어안아야 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신앙생활을 사치로 여기는 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복음의 메시지가 주는 희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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