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위기'를 이야기할 때 급격한 교인의 감소와 교회 성장의 둔화는 빠지지 않는 요소다. 하지만 이런 진단부터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신대 박영돈 교수는 한국교회 위기를 불러온 가장 심각한 요소로 '성공에 대한 목회자들의 야망과 성장제일주의'를 꼽았다.
 
▲크리스찬북뉴스는 4일 '새 시대를 위한 한국교회의 회개와 소망'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박영돈 교수는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한 첫 걸음으로 목회자들의 철저한 회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뉴스미션
 
"성공하려는 종교적 야망ㆍ성장제일주의 내려놓아야"
 
크리스찬북뉴스(대표 제천석 목사)는 4일 광성교회(담임 유종목 목사)에서 '새 시대를 위한 한국교회의 회개와 소망'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또한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얼굴>에서 한국교회 세속화에 대한 자성과 회개를 촉구했던 박영돈 교수(고려신학대학원)를 초청해 기대를 모았다.
 
박영돈 교수는 급격한 교인의 감소와 성장 둔화 현상을 한국교회의 위기로 진단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여전히 외적인 성장을 핵심가치로 여기는 구태의연한 교회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고 할만큼 한국교회에 진정한 성숙이 있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의 수적인 성장에 긍정적인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와 복음의 본질을 희생시킨 대가로 이루어진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동안 한국교회가 성장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성경의 기준을 끌어내리고 타협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부흥을 통해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부패와 세속화를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 안에 대중의 욕망에 맞춰진 '각색된 복음', 회개하지 않아도 구원받을 수 있는 '값싼 복음', '그리스도의 제자가 아닌 신자들', '기복과 긍정의 힘을 강조하는 설교'가 판치게 됐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말씀'과 '성령'이라는 본질 회복의 시급성을 강조한 박 교수는 한국교회 회복의 출발로 목회자들의 각성과 회개를 촉구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는 잘못된 목표와 가치를 추구하며 지금까지 질주해왔던 결과"라며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인간의 야심과 인간의 영광을 드높인 성공의 기념탑은 당연히 무너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일고 있는 대형교회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대형교회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크나 작으나 성장제일주의에 함몰된 것이 문제"라며 "대형교회는 '가족 공동체'를 이루기 힘든 생태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자구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목회자들의 각성과 회개를 촉구한 박 교수는 목회자들부터 하나님이 원하시는 새로운 교회의 청사진을 꿈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를 움직이는 모든 가치체계와 동력이 말씀과 성령에 의해서 재구성되는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며 "이런 공동체적 회심을 이끄는데 목회자들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목회자들이 변하지 않고서는 교회의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의 야심을 십자가에 철저히 못 박지 못한 목회자는 그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교회와 성도를 도구화시킨다"며 "목회자들은 성공하려는 종교적 야망과 성장제일주의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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