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은 우리 주변의 장애인들을 돌아보는 '장애인의 날'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려움 속에서도 감사의 고백을 놓지 않는 윤금석 권사를 만나봤다.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윤금석 권사는 사람들에게 찬양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뉴스미션

"이 세상에 필요 없는 사람은 없어요"

"지금까지 지내 온 것은 '주의 은혜'라 '주의 은혜'라"

부천 서울신대 근처의 한 카페에 윤금석 권사의 찬양이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주의 은혜'라는 가사는 지금까지 윤 권사의 신앙 여정을 한 마디로 압축해놓은 고백처럼 들렸다.

윤금석 권사는 3살에 심한 홍역을 앓은 이후로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5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지만, 부모님과 동생들에게 제대로 된 장남 역할을 할 수 없었다. 이런 암담한 현실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까지 두고두고 윤 권사를 괴롭혔다.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자란 그는, 친구의 권유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 윤 권사를 어둠 속에서 꺼내준 건, 교회에서 만난 주일학교 선생님의 한 마디였다.

"'너희들이 앞을 보지 못해도 꿈이 있고, 희망이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항상 해주셨어요. '다 필요 있는 사람들이니깐, 너희들도 용기를 갖고 살아라'고 격려해주셨어요."

때론 앞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찬양사역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바디매오 선교단에서 성악과 악기를 배운 윤 권사는 미국, 호주, 대만, 러시아 등 해외를 돌며 선교활동에도 열심히 임했다.

주일마다 신천감리교회에서 성가대로 섬기고 있는 그는, 매주 화요일에는 장애인으로 구성된 칸투스 중창단 연습도 빼놓지 않는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무얼 할 수 있을까 자괴감이 들 때도 많았어요. 나 자신을 하찮고, 볼품 없는 사람으로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찬양 사역을 하면서 '하나님, 저도 이렇게 쓸모가 있군요' 라고 감사의 고백도 할 수 있게 됐어요."

윤 권사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국교회가 좀더 장애인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장애인도 한 사람의 인격체로 인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앞 못 보는 사람들을 교회에서 돕지 않으면, 절대 사회에서 도와주지 않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서 우리 장애인들을 도와주고 잘 인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하나님을 찬양할 때가 가장 기쁘다는 윤금석 권사. 앞이 보이지 않는 장애도 하나님을 향한 윤 권사의 사랑을 막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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