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9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식'에 참석,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은 김부겸 총리.(사진출처=연합뉴스)

약 30년 뒤 탄소중립에 도달하기 위한 국내 시나리오가 나왔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5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3개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했다.
 
2050년까지 석탄·LNG 발전을 전부 중단하거나 최소화하고 재생에너지를 대폭 늘림으로써 2018년 기준 6억8천630만t에 달하던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50년까지 96.3∼100% 감축한다는 목표다.
 
시나리오에는 전환(에너지), 산업, 수송, 건물, 농축수산, 폐기물 등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주요 부문의 감축 계획이 담겼다.
 
탄소중립위의 시나리오 1안이 이행에 옮겨지면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은 1천540만t으로 2018년에 비해 96.3% 줄고, 2안의 경우에는 97.3% 감축된 1천870만t의 온실가스만이 배출된다. 3안은 온실가스 순배출량 0, 이른바 '넷제로'를 제시하고 있다.
 
시나리오별 두드러진 차이는 에너지 부문에서 볼 수 있다.
 
시나리오 1안은 석탄·LNG(액화천연가스) 발전 등 기존 에너지원을 일부 활용하면서 CCUS(탄소 포집·저장·활용) 등 친환경 기술을 적극 활용해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18년보다 96.3% 줄이는 내용이다.
 
2050년까지 수명을 다하지 않은 석탄발전소 7기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다만 석탄발전 비중을 현재의 41.9%에서 1.5%로, LNG발전 비중을 26.8%에서 8.0%로 줄이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를 5.6%에서 56.6%로, 연료전지를 0.3%에서 9.7%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2억6천960만t에서 2050년 4천620만t으로 82.9%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탄소중립위의 예상이다.
 
시나리오 2안은 석탄발전은 완전히 중단하되, LNG발전은 에너지 불안정을 대비해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신 재생에너지(58.8%), 연료전지(10.1%)의 활용을 끌어올리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3천120만t으로, 88.4% 줄어든다.
 
시나리오 3안은 석탄, LNG와 같은 화석연료를 활용한 발전의 전면 중단을 통해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력 공급의 대부분인 70.8%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수소터빈, 암모니아 발전과 같은 무탄소 신전원의 비중을 21.4%로 대폭 확대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3가지 시나리오에서 원전 비중은 6.1%∼7.2%로, 2018년의 23.4%보다 크게 줄지만, 시나리오별 차이는 크지 않다.
 
탄소중립위는 또 철강업의 경우 기존 고로를 모두 전기로로 전환하고, 석유화학·정유업의 경우 전기가열로 도입, 바이오매스 보일러 교체를 통한 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제시했다.
 
수송 부문에서는 전기·수소차 보급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3가지 시나리오마다 목표치는 차이가 있지만, 전기·수소차와 같은 무공해차가 전체 차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50년까지 76∼97%로 늘림으로써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88.6∼97.1% 감축한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위는 이번에 제시한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 오는 9월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일반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한 탄소중립시민회의도 오는 7일 출범한다.
 
최종안은 탄소중립위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0월 말에 발표된다.
 

[박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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