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이웃만 10만 가구. 이들 대부분은 고령이거나 몸이 불편해 추운 겨울이 더욱 매섭기만 하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연탄 후원이 절반 이상 급감하면서 취약계층 겨울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연탄후원 감소로 서울 연탄은행 창고가 텅 비어있는 모습.ⓒ데일리굿뉴스

'쌀쌀해지는데..' 연탄 창고 텅 비어
 
장마와 태풍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면서 곧 추워질 날씨에 취약계층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연탄 후원과 봉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백사마을에서 연탄 후원을 받는 조병길(78) 씨는 "요즘 날씨가 추운데 연탄 지원이 늦어져 침낭에 들어가 그 위에 이불을 덮고 지낸다"며 "고지대라 그런지 한기를 느낄 때가 있다"고 전했다.
 
김점례(77) 씨도 "연탄 은행에서 후원해주시는 연탄으로 따뜻하게 겨울을 지냈었는데 올해는 봉사자도 없고 연탄도 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연탄이 없어 올겨울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연탄 은행에 따르면 연탄 봉사자들이 후원도 같이 해왔는데 코로나 확산 이후 자원봉사자가 50% 이상 크게 줄면서 후원 물량도 함께 감소했다.
 
올해 9월까지의 연탄 후원은 약 64만 장.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모인 154만 장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탄을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10만 가구에 나누기엔 턱없이 부족한 양인데 이마저도 대부분 소진돼 연탄 창고가 바닥난 상태다.
 
연탄 은행 허기복 대표는 "전국적으로 10만 가정에 한 가정도 연탄을 들이지 못한 딱한 현실" 이라며 "밥상공동체 시작한지 2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19로 얼마나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실감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서도 더 어려운 이웃을 따뜻한 마음으로 살피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밥상공동체 연탄 은행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연탄 후원 부족으로 12일 예정됐던 연탄 은행 재개식도 연기했다.
 
이에 연탄은행은 긴급 호소문을 내고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날씨가 지속되는 9월부터 연탄 배달이 진행돼야 하지만 확보된 연탄이 없어 연탄은행 재개식도 연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스크 한 장값도 안 되는 800원짜리 연탄 1장이면 취약계층 가구가 6시간 동안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며 "겨울나기가 더 힘든 이들을 돌아봐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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