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앵글 오태경 대표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
제조·판매나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구매나 이용 주기가 짧은 업계에서 주로 쓴다. 건설이나 인테리어 쪽에서는 좀처럼 듣기 어려운 이유다.

인테리어 전문기업 ‘트라이앵글’ 오태경 대표는 예외다.

오 대표가 영업 차원에서 말하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서 듣는다.

오 대표는 “단골 고객이나 이들이 소개해주는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창업도 단골 고객 투자로 성사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끝낸 한 공사도 10년 전 고객이 다시 맡겼다. 대표가 아닌 직원 시절 ‘오 실장’을 기억하고 찾았다. 당시 근무하던 회사가 아닌 창업 2년도 안 된 ‘트라이앵글’에 의뢰한 이유도 오 대표 때문이다.

오 대표를 찾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일 처리가 꼼꼼하고 약속된 일정을 지켜서다. 인테리어 특성상 수정이 잦아도 고객과 현장을 오가며 조율해낸다.

현장에 따라 고객 요구를 너머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려 명함에는 ‘대표’가 아닌 ‘실장’이라고 적었다.

오 대표는 “내부 환경을 바꾸는 일인 만큼 정성을 쏟는다”며 “공사 현장이라 거친 면도 있지만 여성 특유의 세심함과 꼼꼼함이 오히려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덕분에 협력업체도 한번 오 대표와 연을 맺으면 끊기 어렵다. 합을 맞춘 지 기본 10년이다.

오 대표는 “인테리어 사업 특성상 실제 시공을 맡는 업체와 협력이 필수”라며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공사대금을 앞당겨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대금 지급이 늦은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반길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오 대표는 수익 대부분을 쌓아둔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사무실과 모델하우스 인테리어 2개 부문이 전부다. 안정적인 기반이 우선이라고 봤다.

인테리어 회사지만 정작 트라이앵글 사무실 내부는 방치 수준이다. 대표 연봉도 전 직장 수준에 맞췄다. 나름 회사 대표지만 형편은 직원 시절과 달라진 게 없다. 지켜보는 협력업체 사이에서는 열일을 제쳐 놓고서라도 오 대표 발주는 맡는다는 얘기가 돌 정도다.

오 대표의 진가는 현장에서 빛을 발한다. 트라이앵글이 맡은 현장에서는 철거와 마감, 설치 등 전혀 다른 작업이 동시에 이뤄진다. 철거와 동시에 도배나 도색으로 마감하고, 설치까지 순차적으로 빈틈없이 진행된다.

지연되는 작업은 나머지 인력이 힘을 보탠다. 현장에서는 오 대표더러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다는 농담도 자주 나온다. 우스갯소리지만 견적부터 현장까지 완벽히 파악하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오 대표는 “작업 전에 모든 담당자들을 불러 작업 내용과 절차를 조율한다”며 “현장에서 협력이나 지원이 가능하도록 작업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자칫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견적을 비롯한 모든 미팅 장소로 현장을 고집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여기에 여성 특유의 세심함을 덧입혔다. 함께 일하는 직원 3명 모두 여성이다. 같은 문제도 대응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경험으로 알고 있어서다.

오 대표는 “인테리어는 무엇보다 현장을 알아야 한다”면서 “직원 모두 작업 전 과정에 능숙하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도 현장에서 이뤄진다. 오 대표가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거든다. 15년 넘게 쌓인 내공과 노하우도 아끼지 않는다. 현장 특성상 말보다 행동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견적부터 시공, 고객 불만 대응 등 모든 업무를 혼자서 맡을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긴다. 오 대표가 실무에서 물러나도 회사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게 목표다.

오 대표는 안정화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는 외형 성장에도 힘을 싣기로 했다. 광고나 홍보도 적절히 이용할 생각이다. 올해 안에 성장에 필요한 기반과 실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오 대표는 “15년 넘게 인테리어 업계에 몸담으면서 ‘미래가 없다’는 말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며 “후배들에게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어 비전을 심어주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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