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한국교회총연합 제공)
▲'2023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한국교회총연합 제공)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 = 기독교의 최대 절기인 부활절이 다가왔다. 

'다 이루었다(요19:30)'.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가 숨이 멎는 마지막 순간에 내뱉은 비명은 부활로 인해 곧 기쁨으로 승화됐다. 

구속사를 완성한 이 사건으로 인해 인류는 영원한 생명을 얻었으며,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은 기독교 절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됐다. 

초기 한국교회 선교역사의 상징인 언더우드·아펜젤러 선교사가 조선땅을 밟은 역사적 순간도 1885년 4월 5일 부활절 아침이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한국교회에 있어 부활절의 의미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한국교회는 부활절만큼은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연합예배를 드림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기쁨을 온 인류와 나누고 있다.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는 1947년 4월 6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전신인 조선기독교연합회가 주한미군과 서울 남산 조선 신궁터에서 드린 것이 출발이었다. 

이후 일치와 분열을 반복하며 70여년 넘도록 이어져 왔다. 현재는 한국교회교단장회의 중심의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와 NCCK가 주관하는 부활절 기념예배로 나뉘어 예배 드리고 있다.

올해는 13년 만에 진보와 보수 교계가 함께 드리는 부활절연합예배가 성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앞서 지난 7일 교단장회의에서 NCCK는 이번 연합예배에 함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NCCK는 "개별 회원 교단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수준일 뿐 부활절연합예배의 조직적 참여 결의는 없었다"며 최종 불참키로 했다. 

명암이 뒤섞이기도 했지만 기독교계가 그리스도의 부활이라는 대명제 아래 가장 초교파적으로 연합할 수 있었던 행사가 바로 '부활절연합예배'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한 교계 원로는 "대사회적으로는 일치된 기독교의 모습을 보여 주고, 내부적으로는 '하나 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전통을 지킬 수 있는 연합예배의 복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교회는 신학적 견해 차이와 이해관계 등으로 연합과 분열을 반복했지만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하는 제자의 길을 걷는다는 점에선 모두 하나였다. 

사회적으로 분열과 갈등이 심한 지금, 한국교회는 올해 부활절을 희망의 변곡점으로 삼겠단 일치된 목소리를 모았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장종현 목사)은 지난 22일 발표한 부활절 메시지에서 "대한민국이 이념과 계층 간의 갈등, 지역과 문화의 차이를 해소하고 평화와 화합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먼저 믿음의 본, 희생의 본, 섬김의 본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나라와 민족을 하나 되게 하는 일에 한 알의 밀알이 돼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하나 돼 사회적 양극화와 불의한 현실 속에서 고난받는 사회적 약자를 비롯 전쟁의 공포 속에 있는 지구촌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주님의 부활은 교회의 사랑과 생명의 실천을 회복하는 일"이라며 "상처받은 이를 위로하고, 절망으로 눈물 흘리는 이들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부활을 믿지 않는 제자들에게마저 십자가와 부활의 사랑을, 그 희망을 온 세상에 전하라 하셨다"며 "특히 장애인, 이주민, 노약자, 사회적 참사로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하며 안전한 사회 구축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2024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는 31일 오후 4시 서울 명성교회에서 드려진다. 올해 부활절예배 주제는 '부활, 생명의 복음 민족의 희망!'이다. 설교는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이 맡았다. 

이날 부활절예배에서는 '2024 부활절 선언문'이 발표된다. 선언문을 통해 한국교회는 재부흥을 다짐하고 한국 사회에 희망을 선포할 계획이다. 올해 부활절연합예배 헌금은 미등록 장기체류 이주 아동들의 교육비 지원에 사용된다. 

부활절연합예배 대회장 장종현 목사는 "오직 부활의 능력이 한국교회의 소망이며 오직 생명의 복음이 민족의 희망"이라면서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으로 다시 일어나 부활의 기쁜 소식과 예수 생명의 복음을 우리 민족에게 전할 때 희망이 넘치는 나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모두 한 마음으로 하나되어 부활 생명의 빛으로 충만한 예배를 통해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우리의 소망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복음으로 힘차게 전진하자.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생명이시자 우리 민족의 희망임을 선포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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