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상 원장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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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연예인, 운동선수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이들을 ‘팬(fan:광신자)’이라고 했다. 여기에 ‘덤(-dom)이라는 국가를 의미하는 접미사가 붙어 2022년부터 ’팬덤정치‘라는 말이 등장했다. 

민주주의의 발생지 미국에서도 한때 트럼프의 팬덤정치로 포퓰리즘(populism)이 성행하고, 정치의 양극화와 진영논리가 판치고 선동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했다. 우리나라 정치의 행동이나 사고방식도 진영을 기반으로 한 팬덤정치다. 

이런 팬덤정치에 편승한 정치인은 강력한 소수 지지자들의 뒷배를 힘입어 비합리적인 정치 행위를 구사할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된다. 

최근의 팬덤정치는 편파적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정치인이 하는 것은 어떤 것도 옳다고 믿는 태도다. 건전한 상식, 대다수 국민들의 민심에 의한 정책·입법행위가 이뤄지는 정치 행위 대신 극성 지지자들의 입김과 이득만 반영되는 정치 행위가 나타나고 있다.

팬덤정치는 옳고 그름 대신 단지 ‘내편’과 ‘네편’만 있다. 이로 인해 정당 간 대립 격화와 삼류정치가 판치고 부정부패가 자리하게 만든다. 특히 시장의 거품 경제가 붕괴하는 위기 상황에서 그 토양을 제공한다. 다수의 중도를 배제하고 내 편만 챙기므로 정치, 경제, 사회의 양극화를 조장한다. 정당이 팬덤 정치에 휘둘리면 건전한 다수가 배제되고 소수의 극단 세력에게 볼모로 잡히는 형국이 된다. 

여기에 ‘포퓰리즘’은 한마디로 선동으로 이뤄지는 ‘대중인기 영합주의’다. 선동형 포퓰리즘 정책은 필요한 구조조정은 뒤로 미루고 미래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그렇게 팬덤 정치에서 시작해 포퓰리즘이 활개 치면 정치가 경제를 삼켜버린다. 

남미의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 유럽의 그리스가 이런 인기 영합적 정책을 펼쳤고 결국 정부 부채 급증으로 파산했다. 팬덤정치와 포퓰리즘은 정치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경제를 망치는 주범이다.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라는 국가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하지만 팬덤정치는 국가의 정체성마저 흔들고 건전한 다수의 설자리를 없게 한다. 정치 혐오 현상을 부추기며 극대화시킨다. 

최근 SNS 발달이 팬덤정치와 포퓰리즘을 오히려 조장시킨다. 그 결과는 정치테러라는 공격성을 보인다.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스트 후보를 우려하는 이유는 한번 맛을 들이면 여야를 막론하고 표와 관련된 선심성 공약을 서로 남발하기 때문이다. 

무능한 보수나 무례한 진보나 마찬가지다. 보수든 진보든 자기편의 과반수를 목표로 자기편만 유리한 정책과 방식으로 몰아 국민 대통합을 저해하고, 경제를 잘못된 길로 이끌며 편 가르기에 몰두하고 있다. 

객관성을 무시하는 팬덤정치는 선동의 포퓰리즘과 함께 ‘극우’ 또는 ‘극좌’라는 극단화를 불러일으키며, 갈등을 극도로 증폭시켜 화해하기 어려운 반목을 불러일으켜 정치혐오를 가져온다.  

이렇게 정치적 팬덤을 통해 강력한 결집력을 갖는 경우 다수의 견해 이상으로 증폭돼 정책에 과잉 반영되는 어리석음을 초래한다. 결국 국론분열에다 정부의 자기 결정권을 약화시킨다. 

한국 사회가 당면한 폐해가 팬덤정치와 포퓰리즘이다. 잘못된 정보로 미움이 증오가 되고 테러가 되는 정치, 거대 담론과 가치적 정책 요소를 사라지게 만들고 갈등을 기반으로 기생하는 팬덤정치를 버리고 포용과 협치, 사랑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시민들이 진영과 극단을 넘어설 길을 찾아야 한다.

이효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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