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있는 NCAA 컨벤션 밖에서 전현직 대학 운동선수들이 트랜스젠더 선수의 대회 출전을 허용한 NCAA 측 규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지난해 1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있는 NCAA 컨벤션 밖에서 전현직 대학 운동선수들이 트랜스젠더 선수의 대회 출전을 허용한 NCAA 측 규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데일리굿뉴스] 이새은 기자 = 미국에서 트랜스젠더의 여성 경기 출전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여성 선수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스포츠 협회를 상대로 한 법적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미국 대학 소속 전현직 여성 운동선수 16명이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허용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선수는 본인을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생물학적 남성 리아 토머스다.

토머스는 2022년 3월 미국대학선수권 여자 자유형 500야드(457.2m)에서 우승을 차지해 논란이 된 인물이다. 당시 NCAA는 토머스가 남성 호르몬 억제 치료를 1년 이상 받았다며 그가 여성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허용했다. 토머스는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신체적 요건도 일반 남성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남자 선수일 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토마스가 여성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소송을 제기한 선수들은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을 허용했던 대회의 기록을 무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올해 열리는 대회에 트랜스젠더 출전 관련 규정을 적용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들은 "리아 토머스의 여성부 대회 출전으로 여성 선수들이 평등권을 침해 받았다"며 "NCAA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경쟁할 기회를 박탈했다"고 말했다. 

▲ 상대팀 선수에게서 공을 빼앗아 골을 넣고 있는 트랜스젠더 선수. (사진출처=X)
▲ 상대팀 선수에게서 공을 빼앗아 골을 넣고 있는 트랜스젠더 선수. (사진출처=X)

이 같은 사례는 미국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신체를 이용해 직접 겨루는 격투기, 유도, 권투, 태권도 등의 스포츠에서는 피해가 훨씬 심각하다. 뼈 밀도 등 신체 구조가 남성과 다름없는 트랜스젠더의 출전은 여성 선수에게 위협적이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매사추세츠주에서 한 여고생 농구팀 선수 3명이 트랜스젠더 선수들과 경기하다 부상을 입은 바 있다. 경기가 시작한 지 불과 16분 만에 부상자가 속출하자 해당 팀은 결국 기권을 선언하고 말았다. 

여성 선수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미국 일부 주나 협회 등에서는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참가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뒤늦게 관련 규정 마련에 나섰다.

미국의 독립 프로골프 투어인 NXXT는 여자골프 프로 투어에서 '생물학적 여성만 출전이 가능'하도록 자격 요건을 강화했다. 애리조나주의 미니 투어인 캑터스 투어도 지난달 '태어날 때 여성인 선수만 출전을 허용'하도록 자격 조건을 바꿨다. 트랜스젠더 헤일리 데이비슨이 여성 경기에서 우승하자 후속 조치를 취한 셈이다. 

아예 국제연맹 차원에서 트랜스젠더의 출전을 막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육상연맹은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여자 세계랭킹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했다.

전윤성 자유와평등을위한법정책연구소 변호사는 "트랜스젠더가 여성 스포츠에 발을 들이기 시작하면 공정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여성에 대한 역차별로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트랜스젠더의 여자 스포츠 경기 출전을 반대하는 규정과 여론에 힘이 실리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도 미국과 동일한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며 "성별정정 기준 완화 등을 비롯해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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