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칼럼] 선교사들의 새해맞이
2020-01-05 정용구 선교사 기자
선교사들도 신정(1월 1일)이나 구정을 맞이하면 한인마트를 통해 비싸지만 어렵게 떡을 구해서 떡국을 끓여 먹는다. 선교지에서 감히 떡국을 먹을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를 드리고, 특별히 한국음식이 몇 가지 더 곁들여지면 감사가 이어진다. 많은 선교사들이 이런 특별한 날을 기억하고, 한국에서 올때 가지고 오는 대표적인 식자재 중에 하나는 잡채를 만들기 위한 ‘당면’이다. 부피는 크지만 무게가 가벼워서 항공기로 오는 편에 넣어도 크게 무리가 되지 않고 ‘한국의 잔치음식’으로 내놓기에도 가장 적절한 음식이기에 이런 특별한 날에는 잡채 요리를 많이 접하게 된다.
식사 후에는 선교사 자녀들의 세배가 이어진다. 현지 학교 교복과 편안한 옷에 익숙한 선교사 자녀들이 갑자기 등장한 ‘한복’을 입는다. 어색하고 낯설어서 그런지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진다. 한국에 왔을 때에는 주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세배를 했던 기억이 있었던 그들이 마주 대하는 것은 선임 선교사나, 나이가 좀 있으신 선교사님께 세배를 하게 된다. 선교사자녀들은 한복도 어색하고, 세배도 어색하다. 세배를 받는 분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지만 이 모습을 지켜보는 동료 선교사들은 너무나 즐거워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선교사 자녀들이 ‘자신들의 진짜 부모들께 세배를 드리면, 부모들이얼마나 좋아하실까?’라는 생각과 함께 고국에 계신 부모를 생각하면서 조용히 눈물을 훔친다.
이어지는 순서는 ‘윷놀이’다. 한국에서야 볼 것이나 할 것도 많지만, 선교지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가장 많이 하는 것중 하나가 ‘윷놀이’다. 선교지에서 윷놀이는 묘한 감정을 불러오기도 한다. 오랜만에 승부욕을 발휘해 열기가 더해진다. 그럴 때면 늘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선교지에서 일하는 선교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에 서로 놀라기도 한다.
선교사들은 짧지만 이를 통해 잠시 고국을 생각하며 새해를 맞이한다. 한국을 그리워하며, 잠시나마 한국 음식과 놀이로 그리움을 달랜다. 또 이러한 시간이 되면 잊지 않고 고국을 위해 기도한다. 특별히 한국교회의 영적인부흥과 선교를 향한 열심이 일어나기를 위해 기도한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선교사들의 기도가 응답이 되도록, 하나님이주신 2020년 하루 하루를 귀하고 소중하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할 수 있고, 하나님의 축복을 함께 경험하는 은혜가 이어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