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가톨릭 학교 대규모 납치 사흘째…학생 50명 탈출

250여명은 여전히 피랍

2025-11-25     박애리 기자
 ▲대규모 납치 사건이 발생한 나이지리아 세인트메리스 학교 기숙사.(사진출처=연합뉴스)

[데일리굿뉴스]박애리 기자= 나이지리아의 한 가톨릭 기숙학교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된 300명 이상의 학생 중 50명이 안전하게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Al Jazeera)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중부 니제르 주에 있는 세인트메리스 학교에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학생 303명과 교사 12명을 납치했다.

당초 피해자는 227명으로 확인됐으나 탈출을 시도하던 학생 88명이 추가로 억류됐다. 이 학교 전체 학생 수인 629명의 절반가량이 납치된 셈이다.

나이지리아 기독교협회(CAN)의 불루스 다우와 요한나 목사는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50명의 학생들이 안전하게 탈출한 후 가족과 재회했다"며 "무사히 아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것을 환영하지만, 남은 희생자들의 구조와 안전한 귀환을 위해 우리 모두 계속 기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나이지리아에서 종종 발생하는 집단납치 사건 중 최대 규모다. 지난 17일 북서부 케비 주의 한 중학교에서는 무장 괴한들이 급습해 여학생 25명을 납치했고, 18일에는 서부의 한 교회 성도 2명을 살해하고 40여명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 새 학교에서 대규모 납치 사건이 잇따르자 나이지리아에서는 휴교령이 확산하고 있다.

AFP 통신은 카치나 주와 플래토 주의 모든 학교가 예방 조치로 폐쇄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나이지리아 교육부 공문을 확인한 결과 연방정부 소속 기숙학교 47곳이 휴교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하고 사태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피랍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특공대를 현지에 배치했고, 지역 사냥꾼들도 구조 작업을 돕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학생 납치 사건에 대해 "잔인하고 심각한 아동 권리 침해"라며 그들의 안전하고 즉각적인 석방을 호소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한 이슬람 무장단체의 군사 행동을 경고한 바 있다.

피트 헤게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의 누후 리바두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자국 내 기독교인에 대한 끔찍한 폭력에 대해 논의했다"며 "미국은 지하드 테러리스트들에 의한 기독교인 박해를 끝내기 위해 나이지리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