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나교회 최원호 목사, 동서대 영어채플 인도
드럼 연주 시범 등 타악기로 복음 메시지 전달
[데일리굿뉴스] 조준 선교기자= 부산에는 약 20여 개의 대학이 존재하지만, 영어 채플을 드리고 있는 대학은 2~3개에 불과하다. 최근 부산시와 지역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현실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지점이다.
실제로 부산시는 2028년까지 현재 약 1만3,000명 수준의 유학생을 3만 명까지 확대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부산 대표 기독 사학 동서대학교가 매주 드리는 영어 채플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학생들이 졸지 않는 ‘특별한 채플’이 열리다
채플을 직접 인도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 학점을 위해 억지로 참석한 학생들의 무기력한 표정, 딴짓, 졸음과의 싸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 20일, 동서대학교 영어 채플은 전혀 다른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이번 학기 채플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부산하나교회 최원호 목사는 부산대학교에서 약 6년 동안 한영(韓英) 채플을 인도해오며, 기독교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특화된 사역자로 알려져 있다.
악기로 전한 복음 — 학생들을 깨운 ‘참여형 메시지’
최 목사는 해군 군악대에서 타악기 주자로서의 경력을 지닌 만큼 악기 전반에 매우 능숙하다. 이날 그는 평소 학생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카바사(Cabasa), 귀로(Guiro), 쉐이커(Shaker), 아고고벨(Agogô Bell), 기타(Guitar), 드럼(Drums) 등의악기들을 직접 소개하며 연주했다.
이날 학생들은 단지 ‘듣는 채플’이 아니라, 함께 소리를 만들고 리듬을 공유하는 경험을 했다. 이는 곧 메시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악기의 질서에는 디자이너가 있다” — 창조주의 의도를 설명한 독창적 비유
최 목사는 각 악기마다 존재하는 '원칙'과 '질서'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악기를 연주하는 법을 모르면 우리는 소음을 만들 뿐입니다. 하지만 원리를 배우면 어떤 악기든 고유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최 목사는 그러면서 “우리 인생도 그렇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면 소음을 만들어낼 뿐이지만, 인생의 질서 속에서 보이지 않는 디자이너(창조주)의 의도를 알기 시작하면 우리는 비로소 아름다운 삶의 화음을 이루게 된다”고 복음을 이렇게 비유했다.
단순한 음악 강의처럼 들리지만, 그 깊이에는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신학적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100여 명의 유학생들이 졸지 않았다?
이날 채플에는 약 100여 명의 유학생이 참석했다. 그런데 단 한 명도 졸지 않았다. 악기 체험이 주는 생동감, 강사의 노련한 메시지 전달, 유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이 더해져, 모두가 끝까지 집중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유학생들이 많지만 영어 채플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대학이 손에 꼽히는 부산의 현실 속에서, 이날 채플은 복음의 본질과 기독 교육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 보여준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유학생 시대, 대학마다 새 부흥의 바람이 불기를
부산은 앞으로 더욱 많은 유학생을 품게 될 도시다. 그 가운데 한 대학교가 제공하는 영어 채플은 단순한 예배를 넘어, 해외 학생들이 한국에서 경험하는 영적·문화적 접점이 될 수 있다. 이번 동서대학교 영어 채플은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 자리였다. 앞으로 더 많은 유학생들이 복음의 메시지를 접하고, 부산의 대학교에 새로운 부흥의 바람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