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표 목사, ‘한국과 일본을 잇는 다리’- 새로운 선교 생태계 구축
블레싱재팬·에브리데이처치·함께 미션’으로 선교협력 및 일상 신앙회복 도모
[데일리굿뉴스] 김정숙 선교기자= 온·오프라인교회 ‘에브리데이처치(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담임목회자이자 일본전문선교단체 ‘블레싱재팬’의 상임대표인 홍석표 목사는 목회자가정 출신은 아니었지만, 언제부터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의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니며 신앙적 환경 속에서 꾸준히 믿음을 형성해 왔다.
그러나 그의 신앙 여정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삼형제 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형과 동생을 차례대로 잃게 되는 등 깊은 상실을 경험했다. 순식간에 ‘삼형제의 둘째’에서 ‘외아들’이 됐다.
홍 목사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었고, 심리적으로도 큰 영향을 남겼던 전환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경험은 그의 삶에 조용한 흔적을 남겼고, 신앙에 대한 진중함과 생명에 대한 태도를 더욱 깊게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두 번째 전환은 대학 시절 찾아왔다. 대학 1학년 겨울방학, 선교단체 수련회에 참석했던 그는 하나님께 전적으로 헌신된 삶을 살겠다는 결단을 하게 된다. 당시 그는 ‘목사가 되겠다’는 구체적 직분의 개념보다는,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마음 깊이 자리잡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대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가정 형편상 즉시 신학대학원에 진학할 수 없었다. 부득이하게 취업을 했지만, 마음에는 기쁨이 없었다. 결국 ‘하나님의 일을 하고 싶은 간절함’이 그를 다시 일으켰고,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이후 그는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와 신학 석사를 공부하고, 문화와 선교의 접점을 찾기 위해 2002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다양한 문화권 속에서 복음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은 2011년 시카고 트리니티 국제대학교에서 이문화연구(Intercultural Studies) 전공 철학박사 학위로 이어졌다.
유학 중 한인교회 부목사로 섬기며 예배와 선교사역을 담당한 그는 다문화 환경 속 선교의 실제를 몸으로 체득했다.
귀국 후인 2012년부터 소망교회에서 대학부, 북방선교부, 세계선교부 등을 섬기며 부목사로 사역했다. 동시에 장로회신학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학문과 목회를 잇는 역할을 감당했다. 이는 후일 일본 선교사역을 준비하는 중요한 기반이 됐다.
2016년 그는 일본 도쿄로 파송돼 2023년까지 7년간 다민족교회를 목회했다. 한국인을 비롯해 일본인, 중국인 등 여러 나라 출신 성도들이 함께 모인 공동체를 섬기며 다문화 환경 속 선교사역을 깊이 경험했다.
홍 목사는 이 시기를 “일본선교의 현실과 가능성을 온몸으로 배운 시간”이라 표현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홍 목사는 새로운 선교 생태계를 준비하며 세 가지 사역을 시작했다. 먼저 한국교회와 일본교회를 잇는 ‘블레싱재팬’(Blessing Japan)이다.
블레싱재팬은 일본교회와 한국교회를 연결해 기도 후원 네트워크를 세우고, 교회 간 교류를 촉진하며, 단기·중기 사역 기회를 만들고 있다.
특히 젊은 청년들이 일본 청년들과 함께 교류하며 선교를 경험하도록 돕고, 일본교회에서 섬길 지도자·평신도 리더 양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매달 정기모임을 통해 일본선교에 관심과 비전을 가진 이들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일본선교의 기초적 이해를 돕는 ‘커넥션스쿨’과 더 깊이 있는 학습 프로그램인 ‘The 일본을 알자스쿨’도 매년 운영하며 선교적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BJ BOOKS 출판사(대표 윤성혜 선교사)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신학·선교 서적을 일본어로 번역, 보급하는 사역에도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손창남 선교사(죠이선교회 대표)의 ‘문화와 선교’ 일본어판 출간을 기념해 오사카와 교토에서 북 콘서트를 열며 일본 현지 교회와 성도들에게 선교의 새로운 흐름을 소개했다.
또한 신앙과 비신앙의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을 위한 ‘에브리데이처치’ 사역도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배 공동체로, 매일 기도와 묵상 콘텐츠를 제공하며 일상의 신앙을 돕는다.
주일 온라인 예배는 오프라인 참석이 어려운 예배자들이 구경꾼이 아니라 집중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 특히 초신자들을 위해 쉬운 단어들과 표현들을 사용한다.
또한 성경공부와 강의 역시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나아가 한국·일본·중국 등 다양한 언어권의 예배 공동체를 온라인상에서 세우는 비전도 품고 있다.
중소형교회의 선교연합 네트워크 ‘함께하는 미션(Missio Together)’사역도 하고 있다. 규모의 한계로 선교에 쉽게 참여하지 못하는 교회들이 연합을 통해 자원을 나누고 사역을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운동이다.
담임목회자 선교교육, 교회·선교단체·선교사 간 네트워크 구축, 지역목회자 교류 등 실질적 협력 구조를 만들어가는 중이며, 현재는 뜻을 함께하는 사역자들을 모으며 기반을 다지고 있다.
홍 목사의 사역은 해외 선교의 비전과 일상 신앙공동체의 확장을 두 축으로 삼고 있다. 그는 “새롭게 시작하는 여러 사역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건강하게 세워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달라”라며, “선교와 목회가 연결되는 브릿지 사역을 통해 선교 생태계를 계속 확장할 계획”이라는 비전을 밝혔다.